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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것만이 시간관리는 아니다, 효율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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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것만이 시간관리는 아니다, 효율의 법칙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1.01.18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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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지인의 부탁으로 입찰에 들어가야 하는 사업계획서 제작을 맡았던 적이 있다. 주어진 일주일 시간 안에 전년도 사업에 대한 비교 분석 및 업계에 대한 정보 등을 모두 파악해서 완성해야 하는 일이었다.

촉박한 시간에 끝내야 하는 것이어서 마음이 급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제출까지 해야 해서 빠른 속도로 작업에 임했다. 그리고 약속된 시간보다 이틀이나 먼저 사업계획서를 끝마칠 수 있었다. 스스로도 빠르게 완성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사업계획서 발표를 앞두고 인쇄를 맡겼는데 오타를 발견한 것이다. 나는 서둘러 수정하고 다시 인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오타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상하게도 다시 검토를 할 때마다 오타가 발견되는 것이다.

결국 세 번의 재 인쇄가 들어갔고 발표 직전에도 오타가 발견되어 인쇄본에 종이를 덧대어 수정된 글자를 붙여넣기까지 했다. 속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효율성과 완성도를 간과했던 것이다. 그 때 이후로 아무리 시간이 제한되어 있더라도 일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미지:pixabay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시간관리의 핵심인 것은 맞다. 하지만 빨리 하겠다고 일의 정확도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제대로 끝마치지 않은 일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당신의 시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이미지: pixabay
이미지: pixabay

효율의 법칙을 설명할 또 다른 일화가 있다. 최근 공기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NCS의사소통영역 강의를 간 적이 있었다. 특성상 의사소통은 지문이 긴 경우 시간부족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특히 공문서나 규정에 관한 문제들은 지문을 다 읽지 않고도 보기와 매칭해서 풀어나가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틀동안의 강의라 첫째날은 유형별로 문제에 익숙해지게 하고 이튿날은 학생들과 모의문제를 시간맞춰 푸는 연습을 했다. 학생 중 한 명이 주어진 시간보다 너무 빨리 문제를 풀고 딴 짓을 하거나 다 풀었다며 다른 친구들에게 왜 아직도 거기까지 밖에 못 풀었냐며 훈수를 두기까지 했다.

그런데 정답을 맞출 때마다 그 학생의 오답률이 다른 학생보다 훨씬 높았다. 정답을 얘기하고 나면 “아~ 내가 불일치 찾는 건데 일치하는 거 찾았네?” 라던가 “아! 문제 잘못 봤다!” 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빨리 푸는 데만 집중해서 대강 풀었던 것이다.

점수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테스트에서 정확도는 생명이다. 빠르기만 하고 정답을 맞춰내지 못한다면 효율성이 없는 거였다. 나는 정답률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시간을 맞추지 말고 문제를 제대로 보고 푸는 방법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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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를 하는 데 있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을 처리했다고 그것이 효율적인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 말이다. 문제는 그 처리한 내용에 대한 질적인 부분이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를 함께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가 시간관리를 하는 목적은 ‘더 행복하기 위함’이고 그를 위해서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시간을 당신이 행복하기 위해 시간을 누리려는 것이다. 그런데 효율적이지는 못하고 대강 양으로만 많은 일들을 처리했다면 후에 더 많은 시간을 그 일들의 구멍을 메우는 데 쓰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양이 많고 맛없는 음식을 먹는 걸 원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대강 퀄리티 낮게 일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

이미지:나무위키
이미지:나무위키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유명한 만화가 있다. 그 만화는 주인공인 쇼타가 초밥기술을 배워 지역대회와 전국대회에 차례대로 도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이야기이다. 지역대회에 출전한 주인공이 5분 동안 많은 초밥을 만들어야 하는 시합에 도전하게 된다. 상대는 삼수법을 갖춘 영재로 81개를 완성시킨다. 주인공인 쇼타는 78개를 완성시켜 시합에서 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승부는 쇼타가 이기게 된다. 승부를 가른 것은 다름 아닌 3개의 양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초밥의 질이었다.

그렇다고해서 완벽주의가 되라는 얘기는 아니다. 완벽주의야 말로 시간관리의 적이니까. 그러나 시간을 지나치게 의식해 얽매이는 것 역시 투입 대비 산출의 결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미지:pixabay

빠른 것만이 시간관리는 아니다. 약간의 섬세함과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집중력이 당신의 시간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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