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설계법, 주간 체크리스트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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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설계법, 주간 체크리스트 ABC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0.11.16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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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오락실에서 자주하던 테트리스게임이 있다. 네모난 직사각형의 틀 안에 여러 모양의 블록을 이리저리 돌려 아랫단부터 쌓아올리는 게임으로 빈칸 없이 단이 채워지면 그 줄의 블록이 삭제된다. 게임은 하면 할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데 때로는 블록을 빈칸을 둔 채로 다음 단을 쌓아야한다. 설사 밑단에 빈공간이 있더라도 윗단의 블록이 다 채워지면 그 단이 삭제되며 비어있던 아랫단에 다시 블록을 채울 공간이 생긴다.

시간계획을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행가능하면서 수정이 가능하게 세부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 연간목표를 이루기위해 해야할 일들의 블록을 채워넣는 세부플랜 역시 테트리스처럼 완벽이 아닌 최선의 방법으로 세워나가야 한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연간목표를 비전보드로 작성하고 간트차트를 통해 개략적인 목표달성시한을 정했다면 다시 월별 플랜과 주단위로 쪼개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건축의 뼈대가 완성되었으니 내부 설계를 하는 것이다. 간트차트에 세운 각 항목별 실행목표시한을 참고하여 월별 달성해야 하는 범위를 파악해본다. 이를 바탕으로 주단위로 세부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행해나가면서 한달 단위로 간트차트에 진행상황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목표의 흐름을 체크해 수정,보완할 수 있다.

내가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월별 플래너는 개략적인 업무 진행 스케줄을 알 수 있도록 주요 일정만 표시한다. 그리고 세부적인 계획은 주간플래너를 통해 설계한다. 먼저 월간 계획표에 그 달에 해야 할 것들의 범위를 정한다. 프리랜서의 업무가 있거나 미팅 등 날짜가 정해져 있는 업무나 날짜가 정해진 계획들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대신 월간 계획표 옆에는 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 달에 해야 할 목록을 체크리스트로 기록한다.

그래픽: 미래경제뉴스
그래픽:미래경제뉴스

예를 들어 1월부터 6월까지 영어단어 1200개를 외우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하자. 6개월동안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 달에 200개의 단어를 외워야 한다. 그러면 월별 캘린더 위에 그 달에 해결해야 하는 목표를 체크리스트로 적어두고 세부적인 일정은 모두 주간계획표를 통해 적는다.

활용해볼 수 있는 주단위 계획설계는 체크리스트 ABC기법이다. 체크리스트는 주로 품질검사, 질문지, 업무결과, 안전점검 등을 실수없이 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는 해야 할 일들을 적고 그것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확인하며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으며 각 항목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는지 한 눈에 보기 좋은 도구다. 여기서 사용할 방법은 기본 체크리스트에 이전에 다룬 ‘시간관리매트릭스’를 활용한 중요도를 넣어 주단위 계획을 설정하는 것이다.

먼저 일주일 안에 하려고 하는 일들을 나열식으로 적어본다. 그리고 이들을 우선순위대로 ABC로 나누어 중요도를 표시한다.(가나다...123...상관없다. 편한대로 쓰면 된다) 이때 A에는 반드시 프리랜서의 커리어나 개인적인 비전과 관련된 계획을 적는다. 앞서 언급한 시간매트릭스의 2사분면,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에 관련한 계획이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주에 꼭 해야 하는 다른 중요한 일들을 B로 표시한다. 일상적 업무 중 꼭 해야하는 것들이 들어가는 항목이다. 나의 경우는 강의일정에 따른 일상적 강의안 제작, 미팅자료만들기 등이다. 나머지 덜 중요하거나 관리적인 계획들은 C에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펀드투자 영업을 하는 프리랜서라고 생각해보자. 기존고객 관리 외에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 달에 100명을 컨택하는 목표를 세웠다면 한 주에 25명을 만나야 한다. (온라인으로 영업을 한다면 sns나 블로그 등의 온라인채널을 통해 50개의 홍보글을 쓰는 식의 목표를 잡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을 만날 때 한 시간 걸린다면 모두 100시간, 한 주당 25시간은 영업을 위한 시간으로 써야 한다. 그러면 주간 계획표를 짤 때 가장 먼저 25시간을 배치시켜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기존고객의 관리나 AS처리 등의  B나 C에 해당하는 일들로 채워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주간 계획에 A항목이 하나도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눈앞에 닥친 업무와 상황만을 쫓아가게 되면 프리랜서의 커리어를 쌓는 것이 무척 어렵다. 따라서 최소한 하나 이상의 미래계획을 주간일정표 안에 배치시켜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다만 주간 체크리스트 목록이 모두 A항목으로 채워져서도 안 된다.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A항목을 더 많이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겠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당신을 위한 A와 현재의 일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중요하고 급한 일들인 B항목, 그리고 사소하게 처리해야 하는 관리적 C항목을 실행가능성에 맞게 적절히 배치시켜야 한다. 이렇게 꾸준하게 시간관리를 하다보면 A항목은 점차 당신의 계획표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픽: 미래경제뉴스
그래픽: 미래경제뉴스

나는 주간일정의 경우 리마인더 어플을 통해 할 일을 기록해둔다. 날짜별로 세세히 나누지 않고 일주일 안에 해내야 하는 일들만 기록해두고 그것을 완료하면 항목을 삭제해나가도 된다. 구글스토어에 기억력 내지는 체크리스트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무료어플이 있으니 핸드폰에 일정을 체크하는 것이 익숙하다면 활용해볼만 하다. 이 어플들은 핸드폰 초기화면으로 설정이 가능해서 핸드폰을 열 때마다 그 주에 내가 ABC별로 어떤 것들을 계획했는지 상기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한 주의 마지막 날 저녁에 알람이 울리게 해서 주간계획을 제대로 달성했는지 체크리스트에 기록을 하는 식으로 일정을 관리한다면 목표를 추진력있게 실행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 미래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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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 자세하게 자신이 해 온 일정을 되돌아보며 보완을 하려면 ‘에버노트’와 같은 어플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버노트는 각 항목별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는데 '주간플래너' 템플릿을 사용해 요일별로 작성된 체크리스트를 얼마나 잘 실행했는지를 계속해서 기록해나갈 수 있다. 핸드폰이 익숙하지 않다면 다이어리를 활용해서 기록하면 된다. 기존의 다이어리에 주간체크리스트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주간플래너 옆에 포스트잇을 사용해 체크리스트를 적어두면 된다. 시간관리를 위한 플래너는 계속해서 관리하면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에 당신이 가장 쓰기에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면 된다.

주간계획을 체크리스트ABC를 이용해 설계하는 이유는 아주 쉽고 번거롭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단위로 당신이 해내야 하는 것들을 중요도대로 설계하고 실천하면 된다. 나의 경우는 일일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는다. 일일계획을 세우는 것은 꾸준한 습관을 만드려고 하거나 계획을 실천하기 너무 힘든 시간관리 기초자가 시간을 제대로 쓰는 법을 익히는 데 활용하기 좋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해 온 프리랜서라면 그 시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시간시간별로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시간대별로 계획을 일일이 세우거나 플래너에 빡빡한 일정을 하나라도 더 끼워넣는 ‘계획을 위한 계획’이 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당신을 지치게 하거나 플래너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쓰게 되어 시간관리를 하는 것에 방해가 된다. 주변에 플래너를 하루하루 아주 꼼꼼하게 기록하지만 정작 그 플래너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프리랜서라면 좀 더 프리하게, 그러면서도 철저하게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계획을 지켜나가며 미래를 설계해보자. 이번 주 당신의 체크리스트 ABC는 어떤 항목으로 채워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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