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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의 법칙- 시간의 함정에서 벗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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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의 법칙- 시간의 함정에서 벗어날 것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0.11.2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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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계획표를 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신혼여행 때의 일이다. 이탈리아 자유여행을 계획했던 나는 이내 한계에 부딪혔다. 직장을 다니던 남편이 쓸 수 있는 휴가는 고작 8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여행을 동네 여행하듯 자주 갈 수 없기에 가는 김에 최대한 많은 지역을 가보고 싶었다. 결국 내가 택한 방법은 철저한 계산을 세워 최대한 많은 곳을 가는 것이었다. 8일 동안 우리는 로마로 입국해서 베네치아, 피렌체, 친퀘테레, 로마를 다시 찍고 당일치기 남부투어로 나폴리를 거쳐 폼페이와 포지타노까지 갔다가 다시 로마에 하루를 머물고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했다.

빡빡한 일정덕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지 못한 날도 있었다. 각 여행지별로 거의 하루밖에 시간이 없었기에 현지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전에 다시 기차에 올라야했다. 25인치 크기의 캐리어 두 개와 크로스백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기차와 버스이동으로 쓴 시간만 거의 이틀이었다.

무리한 계획을 세웠던 결과로 여행을 다녀온 후 남편은 다시는 나와 유럽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행의 즐거움보다는 피로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된 여행이었다. 그 경험으로 모든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정에 억눌린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시간을 주지않았다' 사진:미래경제뉴스
'빡빡한 시간표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시간을 주지않았다' 사진:미래경제뉴스

시간계획을 짤 때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SBS에서 방송했던 ‘집사부일체’에서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씨의 시간관리를 다룬 적이 있다. 방송에서 공개한 그의 일정표는 30분 단위로 하루일과가 빽빽하게 짜여져 있었다. 20년간 습관관리와 잘 짜여진 시간계획을 통해 성공한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 방송을 보고 그가 참 대단한 사람이다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30분 단위까지 시간을 쪼개서 쓸 자신은 없었고 내게는 꼭 그럴 필요도 없어 보였다.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간을 세밀하게 나누어 쓰는 게 익숙하고 습관화 된 사람이다. 그런데 시간관리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이 그렇게 30분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면 계획을 세우는 데만 많은 시간을 쓰거니와 그 계획을 지키지 못해 금방 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간관리계획을 세울 때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시간별로 빽빽하게 일정을 넣는 것이다. 시간활용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먹게 되면 대부분 비어 있는 시간을 참기 힘들어한다. 뭐라도 채워 넣어서 열심히 시간을 잘 써보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무리한 계획은 얼마 안 가 포기하거나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자신이 어느 정도 시간관리가 충분히 된 상황에서 30분 단위로 시간을 철저하게 쓸 수 있는 내공이 쌓이기 전까지는 시간대별로 빽빽한 스케줄을 짜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스케줄 관리를 할 때 일간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고 주간 체크리스트만 활용해도 상관없다. 중요하거나 기한 안에 꼭 처리해야 할 사항들만 큼직큼직하게 설계해두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추가하거나 수정하면 된다. 일간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 다만 일간계획을 짤 때는 시간대별로 무언가를 계속 하겠다고 빽빽하게 적어두지는 말자.  당신의 계획표가 이루지못한 것들로 가득 채워지기 전에.

'무리한 계획은 포기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픽:미래경제뉴스
'무리한 계획은 포기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픽:미래경제뉴스

일간계획을 사용하려면 당신이 규칙적인 습관인 루틴을 만들 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생활리듬이 일정하지 않거나 불규칙하기 쉬운 프리랜서의 경우 생활과 시간의 리듬이 깨지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일간 계획표를 이용해 매일 특정 시간대에 똑같은 행동이나 작업을 반복하는 ‘습관화’가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루틴을 만들기 위해 일간계획을 세울 때도 중요한 것은 모든 시간대에 무언가를 하겠다고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루틴화할 계획을 특정시간대에 먼저 배치하고 주간 체크리스트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들을 배치한다. 나머지는 융통성 있게 해야 할 일들을 일간계획표에 넣으면 된다.

'일간계획표 샘플'  그래픽:미래경제뉴스
'일간계획표 샘플' 그래픽:미래경제뉴스

무리하게 빈 시간 없이 빽빽하게 일정표를 적지는 말자. 일이라는 건 언제나 변수가 생길 수 있고 목표했던 시간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빈공간 없이 계획을 모두 채워넣으면 분명히 달성하지 못한 계획들이 생길 것이고 순차적으로 주간계획들이 밀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꼭 하겠다고 계획한 일들만 채워놓고 나머지 시간들에는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계획을 세우거나 일을 처리해나가면 된다.

사진: 미래경제뉴스
사진: 미래경제뉴스

게다가 하루에 조금의 쉬는 시간이나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 없게 계획을 짜버리면 쉽게 지친다.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일정을 진행해나가야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시간관리를 해나갈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프리랜서가 아닌가?
프리랜서가 된 이유 중 하나가 시간을 좀 더 내 방식대로 자유롭게 설계하고 활용하기 위해서일 거다. 좀 더 내 생활과 여가를 즐기면서 일하기 위해 프리랜서를 선택해놓고 타이트한 계획에 치여 몸과 마음이 압박을 받는다면 구태여 직장을 그만둘 이유가 없지 않은가? 시간관리란 24시간을 꽉 채워 알뜰하게 쓸 수도 있지만 프리랜서의 시간관리는 그렇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꼭 해야 할 일과 자기개발 시간만 정하고 나머지는 비워두고 그날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이 생기면 그것을 해도 된다. 가족을 위해 모처럼 멋진 식사를 준비해보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못했던 친구와 커피 한잔을 해도 좋겠다.

사진: 미래경제뉴스
사진: 미래경제뉴스

나같은 경우는 육아와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도무지 계획된 시간에 계획한 일들을 모두 처리하기가 어려웠다. 아이의 행동과 컨디션은 그날 그날 모두 다르기 때문이었다. 강의가 없는 날은 온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계획한 일들을 하기 어려운 날도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주간계획 중 집중된 서너시간이 필요한 일은 모두 주말로 옮겨놓고 평일에는 아이를 보면서 잠깐 짬이 날 때 할 수 있는 독서나 강의안 자료찾기 같은 일들만 일일계획표에 넣었다. 그리고 주말에 남편이 아이를 봐줄 동안 서너시간의 집중된 시간을 이용해서 미래의 나에 투자할 계획들을 실천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지 계획을 위한 계획이 아니다.
시간관리의 오류에 빠지지 말자.
시간관리의 이유는 결국 내가 즐겁고 행복하기 위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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