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항해지도 찾기- 목표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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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항해지도 찾기- 목표설정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0.09.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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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는 인생의 항해지도가 있는가?

처음 올라간 낯선 산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날은 저물고 주위가 온통 어두워 길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먹을 것 마저 없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까?
무섭고 두려울 것이다.
그 때 핸드폰에 신호가 잡히며 GPS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GPS를 통해 지도검색을 한 당신은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찾았다. GPS는 실시간으로 당신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이때도 당신은 두려움에 떨 것인가?
아니다.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찾은 당신은 희망에 차서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안다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사진:픽사베이
목적지가 어디인지 안다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사진:픽사베이

목표는 당신 인생에서 길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과 같다. 우리는 모두가 유한한 인생을 산다. 그렇기 때문에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많은 길을 되돌아가야 하고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유한한 시간은 째깍거리며 쉼없이 가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시간관리란 정해져 있는 시간 속에서 나의 목적지를 향해가는 과정이다.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시간관리를 해봤자 큰 의미가 없다. 무엇을 위해 내가 앞으로 나아갈지 정하지 않는다면 표류하기 쉽다.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는 해적왕을 목표로 항해에 나선다     사진:픽사베이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는 해적왕을 목표로 항해에 나선다. 사진:픽사베이

원피스라는 만화가 있다. 주인공 루피와 일행은 해적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데 그들의 목표는 명확하다. 해적왕 ‘골드로저’가 남겨놓은 보물을 찾고 해적왕이 되기 위해 항해에 나선 것이다. 그들이 만나는 수많은 해적들의 목표 역시 그러하다. 때문에 그들은 어려운 난관과 사건에 휘말려도 계속 항해를 할 수 있다.

우리도 모두 선장이다. 자신의 인생이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지금 당신은 당신만의 보물지도를 가지고 있는가? 시간관리에 앞서 꼭 생각해야 할 문제다.

서른이 갓 넘어갔던 때 나는 몇 가지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 중 하나는 ‘부모님 유럽여행 보내드리기’였다.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유럽여행을 가는 비용을 계산했다.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 중에 비교적 편하게 다녀오실 수 있는 패키지를 선택하고 3개국 이상을 다녀올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의 가격을 조사했다. 부모님이 가시는 것이므로 최대한 쇼핑이 없거나 적은 상품으로 선택했고 유럽에서 쓰실 경비까지 계산해보았다. 그러자 약 1000만원이라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1000만원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남매계를 이용하기로 했다. 삼남매였던 우리는 ‘부모님 유럽보내드리기’라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매달 10만원씩 돈을 모으기로 했다. 세 사람이니 한 달 30만원씩 모이므로 30만원X36개월 =108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거였다. 이렇게 목표가 세워졌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계산되었다. 그 결과 3년이 지난 이른 봄에 부모님은 10여일 간 유럽으로 떠나실 수 있게 되었다.

교육마케팅 쪽 일을 하다가 증권 쪽으로 업무 방향을 변경했을 때도 목표설정부터 시간관리가 시작되었다. 증권업계에서 일해보고 싶었던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4개의 증권자격증을 따기로 목표를 세웠다. 시험은 각 자격증별로 일 년에 세 번 치러지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시험일은 목표를 세운 한달 반 후였다. 총 세 과목을 과락 없이 60점을 맞는 것이 합격의 조건이었다. 나는 인터넷강의를 검색해보았고 60분씩 28회차를 들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가 끝나고 매일 저녁에 인강 1시간, 복습 및 문제풀이 1시간씩 2시간을 시험공부에 썼다. 주말 하루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일 똑같은 시간을 반복적으로 공부했고 시험일까지 남은 열흘 정도는 실전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풀었다. 한달 반 후에 첫 번째 자격증을 취득했고 나머지 세 개의 자격증 역시 한 번에 모두 취득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증권분야의 회사에 지원했고 투자자문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프리랜서 강사가 된 초기에는 조금 달랐다. 명확하게 프리랜서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심신이 너무 지쳐 있었고 의욕도 별로 없었다. 심리적 방황기에 시작한 터라 프리랜서 강사로서 어떤 것을 목표로 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고, 첫 일 년은 그냥저냥 강의가 들어오면 가끔씩 출강하고 나머지 시간은 인터넷 쇼핑이나 만화책을 보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영원할 것처럼 길게 느껴졌고 내가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확신조차 없었다. 일하는 날보다 일하지 않는 날이 많았기에 밤낮이 바뀌는 생활을 반복했고 면역력까지 떨어져 여기저기 아프곤 했다. 50대 이상이 걸리기 쉽다는 대상포진도 이때 나와 함께 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까운 시간들이다. 그때 내가 지금 생각하는 목표들을 실천했다면 조금 더 행복한 성취를 이룰 수 있었을까 하는 후회도 생긴다. 다행히 초반의 방황 후에 강의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변화를 경험하면서 프리랜서 강사로서의 희망과 열정이 생겼다. 지금은 자기계발서 5권 이상을 쓰고 해마다 100회 이상 다른 이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동기부여 강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제는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에 팬들 사이에서 예언가로 불리는 멤버가 있다. 바로 민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슈가다. 그는 2018년 5월 기자회견에서 “꿈은 클수록 좋으니 ‘핫100’ ‘빌보드200’ 1위를 해보고 싶으며 스타디움투어도 하고 그래미도 가보고 싶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가수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그 꿈은 2년도 되지 않아 이루어졌다. 빌보드200차트 1위에 4개의 앨범이 올라갔고 한국가수 최초로 그래미어워즈에 초청되었고 월드투어도 진행했다. 그리고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빌보드 핫100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안다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목표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유한한 삶 속에서 길을 헤매지 않게 당신을 다독여 줄 가장 강력한 동기다.

“당신의 목표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아직 답할 수 없다면 시간관리 보다 더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나만의 네비게이션 찾기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게 되면 나의 네비게이션은 다른 길로 돌아가는 일 없이 목적지를 향한 최단시간의 경로를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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