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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로운 배경 만들기-향기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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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로운 배경 만들기-향기루틴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1.02.22 0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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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향기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라!

봄을 좋아하는 나는 봄밤의 냄새를 기억한다. 약간 습기를 머금은 것 같은 공기와 흙냄새가 섞인 시원한 바람이 그것이다. 언젠가 내가 친구에게 봄이 오는 냄새가 느껴지냐고 묻자 친구는 "봄이 오는 냄새가 어딨어"라며 핀잔을 주었지만 분명히 나는 그 냄새를 맡고 있었다.

이미지: 미래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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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머리에 기억하는 특별한 향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때로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할머니가 해주셨던 맛있는 음식의 향기일 수도 있고, 사랑했던 사람이 늘 뿌리고 다녔던 향수냄새일 수도 있다. 나 역시 특정 회사의 바디로션 냄새를 맡으면 짝사랑했던 상대가 떠오르곤 한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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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냄새는 특정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프루스트 효과’라고 한다. 프루스트효과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래했다.

작품에서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에 적신 과자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어릴 적 고모가 구워준 마들렌을 홍차에 찍어먹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린다. 2001년 미국 모넬화학감각센터의 헤르츠박사는 이 효과를 실험을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사진과 특정 향을 함께 제시한 다음, 나중에 향을 맡게 했을 때 사진을 볼 때의 느낌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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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향기는 기억을 소환하는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몰입을 위한 루틴으로 사용하기 좋다. 이미 향기루틴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스타벅스를 만든 하워드슐츠다.

하워드슐츠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내와 함께 프렌치 프레스를 이용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아침에는 반드시 프렌치 프레스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해서 마신다는 것이다. 프렌치 프레스를 쓰면 커피 본연의 향까지 살아난다고 하니 그윽한 커피향기를 통해 뇌에게 ‘자, 이제 시작이야’라고 알리는 것이다.

'아로마를 이용한 향기루틴' 이미지:미래경제뉴스
'아로마를 이용한 향기루틴' 이미지:미래경제뉴스

나는 집필을 하거나 몰입을 해서 일을 할 때는 주로 차와 아로마를 동시에 활용한다. 원래는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커피로 루틴을 만들려고 했었다. 그런데 커피를 하루에도 너무 자주 마시다보니 뇌가 얘가 도대체 일을 하기 전에 마시는 것인지 과자를 먹기 위해 마시는 것인지 심심해서 그냥 마시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확실하게 뇌에 기억을 새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레몬밤 허브차를 마시고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좀 더 강렬하게 향을 인식시키기 위해 허브차를 마시기 전에 레몬밤 아로마를 손목과 목 뒤에 조금 바른다.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뇌에게 계속 주입시키려는 거다.
 ‘자, 이제 집중모드야. 준비해.’

이렇게 향기를 이용해서 좀 더 집중하기 쉽도록 습관을 만든다면 몰입까지 걸리는 시간이 조금씩 단축될 것이고 작업능률이 오르면 같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일들도 늘어날 것이다. 시간관리를 위해서는 시도해볼만한 루틴이다.

어떤 향기를 택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어떤 향기를 좋아하느냐에 달려있다.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향이라면 그것으로 좋다. 허브차나 아로마오일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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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독일 뤼벡대학교 얀 본(Jan Born)박사는 ‘사이언스(Science)’에 깊은 잠에 들었을 때 장미 향을 맡으면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참가자에게 잠들기 전 카드의 그림과 위치를 외우게 했는데 절반은 자는 동안 장미 향기를 맡았고, 나머지는 아무런 향을 맡지 않았다. 다음날 카드에 대한 질문에 장미향을 맡은 그룹의 정답률은 97%, 맡지 않은 그룹의 정답률은 86%였다. 이를 통해 장미향이 뇌 기억중추인 해마를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내가 레몬밤을 이용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허브는 각기 효능이 있는데 그중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허브들이 꽤 있다. 로즈마리와 시나몬, 페퍼민트도 그 중 하나이니 활용해볼 수 있다. 꼭 집중력과 관계가 없더라도 좋아하는 허브가 있다면 향기 루틴에 사용하면 된다. 허브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좋아하는 향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활용하면 된다.

맡으면 당신을 기분좋게 만드는 향, 당신의 긴장된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향. 당신과 함께 할 향기루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봄이 오는 정취' 이미지:미래경제뉴스
'봄이 오는 정취' 이미지:미래경제뉴스

사족이지만 봄밤냄새 얘길 조금 덧붙이려 한다. 내가 봄밤의 냄새라고 생각한 향기는 실제로 있었다. 바로 비냄새인데 페트리코라는 용어로 불린다. 식물들이 발산하는 천연기름인 ‘지오즈민’이 비냄새, 혹은 흙냄새를 불러일으키는데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지면 지오즈민의 농도가 짙어지면서 비의 냄새를 맡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맡았던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흙냄새가 섞인 시원한 바람은 봄에 비가 내리기 전의 냄새였던 것이다. 봄이 시작될 때 내리는 봄비의 냄새를 통해 나의 뇌는 봄이 왔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있었다.
향기의 언어,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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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춘 2021-02-22 14:50:41
멋진글입니다 . 글에서ㅜ향기가 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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