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중요도를 정하는 법칙-시간관리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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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중요도를 정하는 법칙-시간관리매트릭스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0.11.02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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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할 일은 무엇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사진:미래경제뉴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사진:미래경제뉴스

당신에게 위의 그림과 같은 일들이 주어졌다. 당신은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하겠는가? 일의 순서를 차례대로 매겨 본다면?

우리는 매일 수많은 해야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치이며 산다. 주어진 모든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란 없기에 반드시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관리해야 한다.

첫 회사를 다니던 시절의 일이다. 인트라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업무지시들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하려고 했던 일을 멈추고 지시가 내려온 업무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곤 했다. 갑자기 잡히는 회의에 참석했던 적도 꽤 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다고 생각했는데도 2년 반의 재직기간 동안 야근을 한 날이 야근을 하지 않은 날보다 많았다. 내게 주어진 시급한 업무들을 서둘러 처리하는데도 늘 급박하게 다른 업무들이 또 생겨나고 집에 가면 녹초가 되어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잠에 들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지나도 나는 늘 바빴다. 그런데 막상 한 해를 돌아보면 한 것도 없이 시간이 가버렸구나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경력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이룬 것도 없이 하루살이처럼 아등바등 살아내고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던 것도 그러한 생활이 무척이나 싫었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프리랜서가 된 초기에도 마찬가지로 시간에 끌려다녔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임박한 강의안을 준비하는 일이었다. 강의요청을 받을 때마다 해당 강의의 커리큘럼에 따라 기존 강의안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강의안을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일은 꽤나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간에 쫓기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피곤한데도 지난 시간과 비교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계속 바로 앞에 놓인 강의준비에 바쁘고 급한 일들에 얽매여 시간을 썼다. 그러다보니 한 해 목표였던 영어 중급회화와 책 50권 이상 읽기, 책쓰기 같은 큰 목표들은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여전히 이루지 못한 목표로 매해 다이어리에 새해목표를 쓸 때마다 다시 등장했다.

강의를 하면서 시간관리수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에 대한 공부와 나의 시간사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에도 우선순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젠하워'  사진:영사관홈페이지
'아이젠하워' 사진:영사관홈페이지

시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유용한 시간관리매트릭스가 있다. 이것은 미국의 34대 대통령이자 2차대전 당시 연합군 최고 사령관이었던 ‘아이젠하워’가 고안한 것으로 시간관리에 중요한 포인트를 알려준다.

“중요한 일이 급한 경우는 거의 없다. 급한 일이 중요한 경우도 드물다”

'시간관리매트릭스의 4사분면' 사진:미래경제뉴스
'시간관리매트릭스의 4사분면' 그래픽:미래경제뉴스

아이젠하워는 긴급성과 중요도에 따라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중요하고 급한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일,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로 나누어 우선순위를 찾는 방법이다.  많은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이러한 ‘아이젠하워 박스’를 통해 긴급성과 중요성을 중심으로 시간관리 매트릭스의 4사분면을 나누고 활용하고 있다.

'당신의 할일 목록을 시간매트릭스에 분류해보자'  사진:미래경제뉴스
'당신의 할일 목록을 시간매트릭스에 분류해보자' 그래픽:미래경제뉴스

시간관리 매트릭스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미래의 나. 즉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내가 하루를 열심히 살아갔지만 시간에 쫓기고 발전이 없다고 느꼈던 것은 바로 현재의 나에만 충실했기 때문이었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가다가 길을 잃게 된 상황이랄까.

프리랜서라면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별성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가 된 후 몇 년동안은 1사분면인 긴급하고 중요한 일에만 매달렸다. 물론 중요한 데 긴급하기까지 한 일을 안할 수는 없다. 다만 눈앞에 닥친 중요한 일들만 쫓다보면 큰 시각에서의 나의 목표에 다가가기란 어려워진다. 5년이 넘도록 중급이상의 영어회화실력을 쌓겠다는 새해목표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때문에 급하고 중요한 일은 최대한 미루지 않고 빠르게 처리해 2사분면의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사분면은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이 영역을 넓혀감으로써 1사분면의 영역을 줄여나가는 것이 시간관리를 잘할 수 있는 비결이다. 급하지 않기에 소홀하기 쉽지만 이 영역이야말로 당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나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 ‘외국어 공부’나 ‘업무분야의 전문성키우기’같은 일적인 부분뿐 아니라 ‘아이들과 추억만들기’ ‘체력기르기’와 같이 당신에게 의미있고 만족감을 주는 일들에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이것이 시간관리의 목적이다.

3사분면은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일’로 관리적인 일들이다. 매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이메일이나 끝나지 않는 집안일,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거나 형식적으로 보고서를 쓰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부분은 위임과 간소화를 통해 시간을 효율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경우 아이의 모든 음식과 집안청소를 스스로 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리일 수 있다. 그런 경우는 반조리식품이나 정리대행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위임함으로써 시간적 여유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낭비상황인 4사분면은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중요하지 않고 긴급하지도 않은 일들도 일부 필요하다. 그러나 과도한 유튜브나 TV시청 등으로 인해 다른 분면의 일들까지 제대로 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시간관리를 안하려면 몰라도 제대로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낭비되는 일들은 관리해나가야 한다.

사진: 미래경제뉴스
그래픽: 미래경제뉴스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적어보면서 나 역시 2사분면인 내 미래의 목표, 즉 큰 그림을 보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4사분면인 낭비상황이다. 나는 TV시청은 그닥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인터넷 쇼핑은 엄청나게 좋아했다. 때문에 강의가 없는 날이나 일이 끝나고 온 저녁에는 잠들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붙들고 인터넷쇼핑에 여념이 없었다. 소셜커머스 3개와 오픈마켓, 네이버쇼핑까지 모든 채널에 뜨는 핫딜이나 특가상품을 매일 확인했다. 사고자 하는 상품이 없는 경우에도 일단 채널에 들어가 기웃거리다가 마음에 들면 물건을 사들였다. 그 결과 택도 떼지 않고 옷장에 처박힌 여러 벌의 옷들과 쓰임새 없이 다시 버려지는 물건들로 넘쳐났다. 엄청난 시간낭비가 여기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쇼핑앱을 대부분 지웠다. 그리고 여기저기 가격비교를 하지 않고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는 주로 사용하는 특정 사이트에서 구매를 했다. 약간의 가격차이가 있더라도 비교해가며 며칠동안 구매를 망설이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나았다. 필요 없는 물건을 즉흥적으로 사는 일도 줄어들었다.

대신 자기 전 쇼핑하던 시간에 e-book을 읽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3년 간 한번도 하지 못했던 1년에 50권 읽기라는 목표를 처음으로 지킬 수 있었다. 4사분면의 시간을 줄여 미래의 나에게 투자할 수 있었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는 ‘아이와 추억만들기’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추가가 되었다. 강의가 아무리 많이 있더라도 다 출강하지 않고 일주일에 하루 이틀쯤은 아이를 위해 온전히 비워두려 노력하게 된 것도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실천해왔기 때문이었다.

3사분면의 시간 역시 효율화시켜 줄일 수 있었다. 강의를 요청하는 회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이메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에는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네이버 앱을 깔아 메일 확인을 했다. 그러나 오지도 않은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하루에 한 번 저녁에 메일을 확인한다. 정말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메일의 경우는 따로 연락이 오기 때문에 하루 한 번이면 충분하다.

또 광고와 정보성 메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파트너 업체 담당자들의 이메일은 저장하고 메일이 도착하면 업무처리메일함으로 넘어가도록 지정해두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시간을 줄인 대신 긴급하게 업체에서 프로필을 요청하는 경우를 대비해 핸드폰으로 바로 보낼 수 있게 핸드폰에 프로필과 이력서를 저장해둠으로써 빠른 일처리를 할 수 있었다.

또 떠오른 태양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할 일은 무엇인가? 무엇을 해야할지 정하지 않은 채 그저 하루가 시작되었다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데도 시간이 늘 부족하고 자신의 위치가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 프리랜서라면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그려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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