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지 마라 묶지 마라
상태바
묶지 마라 묶지 마라
  • 임병옥 시인
  • 승인 2022.11.16 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병옥의 시요일]
사진 / 임병옥
사진 / 임병옥

묶지 마라 묶지 마라 / 임병옥

시골집 마당 한편 비탈 언덕
몇 가지로 버티고 섰는
코스모스 안쓰러워
색 바랜 비닐 끈으로
동동 묶어 주었더니
아차
가을도 묶였구나
마음도 묶였구나. 

흔들 한들 코스모스야
니 마음 원래 그러한걸
내가 뭐라고
니 마음을 묶었구나. 

미안타
미안타 

흔들리는 니 가지에
내 마음 실어서
한없이 날려다오. 

▣ 에필로그

비바람에 세차게 흔들리는 코스모스 가지가 행여 꺾일세라 몇 가지씩 묶어 주었더니 영 볼품없는 모양새가 되었다. 본디 태생이 비바람쯤은 견디게 생겨난 것을 나름 배려한다고 한 짓인데 본래의 특성을 무시한 꼴이 되었다.

마치 내 마음도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인 듯 싶었다. 때론 흔들리고 때론 비바람도 맞고 눈도 맞으며 본래의 모습으로 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