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옥의 시요일]
겨울 친구 / 임병옥
떠나는 가을 배웅하러
시골집에 갔더니
벌써 온 겨울이
내 옷자락을 붙잡는다.
살포시이
나 왔다고
나하고 놀자고.
▣ 에필로그
남은 달력 한 장
어느새 달력이 한 장만 남았다. 내 허락도 없이 은행잎 단풍나무잎 떨어지듯이 열한 잎이 날아갔다.
그리고 외로이 힘없이 달려 있는 한 장
겨울도 한 장 남은 달력 신세인 양 쓸쓸함을 가득 품고 나하고 놀잔다. 나하고.
하루 종일 또닥또닥 키보드 앞에 있노라면 눈이 쑥 들어가고 생산성 떨어진 두뇌는 갈피를 찾아 헤매는데 겨울이 놀잔다. 그래 겨울아 나하고 놀자. 나도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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