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옥의 시요일]

흔들리는 것은 / 임병옥
흔들리는 것은 갈대만이 아니다
흔들리는 것은 코스모스만이 아니다
흔들리는 갈대는 사내의 마음이요
흔들리는 코스모스는 그녀의 마음이려니
흔들리는 것에는 모두
이별이 품겨 있다.
곧추 버티고 서 있는
대나무 숲 사이로 바람길 성기고
은행나무 노란 옷 헐거벗고
외로이 있나니
가을바람 가슴에 스미고
짝짝이 신발 총총하니
이별의 흔적만이
나를 울리네.
▣ 에필로그
시간을 잡아라.
시간이 흐른다. 세월도 흐른다. 내 나이도 먹는다.
지난주 에필로그에서 필자는 ‘시간의 흐름을 읽어라’ 했다. 거역할 수 없이 흐르는 시간에 맞춰 닥쳐오는 연말 마무리를 미리미리 하라 썼다.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가 한다.
흐르는 시간을 우리 인간의 힘으로 어찌 잡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시간을 잡자는 말은 마음의 자세가 아닐까? 흐르는 시간에 맞춰 정리하기보다는 오히려 시간을 앞서서 계획을 세운다면 그것이 곧 시간을 잡는 것 아닐까? 다른 이들보다 덜 자고 더 열심히 산다면 그 또한 시간을 잡는 것이 아닐까?
모두 마음은 한결같다. 그리 살고 싶다고. 마음이 그렇다면 실천해 보자
시간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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