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옥의 시요일]
발자국 소리 / 임병옥
봄 발자국 소리
살큼살큼
새봄 움트는 소리
여름 발자국 소리
저벅저벅
소낙비 흔적 밟는 소리
살그락살그락
낙엽 밟는 소리
가을 발자국 소리
뽀드득뽀드득
첫눈 밟는 소리
겨울 발자국 소리
쿵콱쿵콱
내 발자국 소리
세상을 살아가는 소리
힘찬 소리
뒤꿈치로 밀어낸 오늘
희망은 앞꿈치가 땡겨오네
▣ 에필로그
나는 믿는다. 내 발자국 소리를.
올 한 해도 여느 해 못지않게 참 일 많은 한 해였다. 다사다난이라들 말한다. 봄엔 선거 소리에 싹이 움트는 소리가 묻혀 버렸고, 여름엔 비 오는 소리가 너무 과해서 세상이 잠겼고, 가을엔 많은 희망이 스러져 갔다. 한 해가 그리 지났다.
이제 겨울의 완숙이다. 다만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란다. 그래야 새봄이 무탈하게 건강하게 올 것이기에.
나는 기다린다. 내 새봄의 발자국 소리를.
저작권자 © 미래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