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四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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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四季
  • 임병옥 시인
  • 승인 2022.12.28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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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옥의 시요일]
사진:임병옥
사진:임병옥

어머니의 四季 / 임병옥 

어머니의 봄은
새벽녘 아직 꽁꽁 언 밭에서
봄동을 캐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머니의 여름은
망종 뙤약볕 아래서
모를 때우느라 굽은 허리만 보인다 

어머니의 가을은
달이 깊은 밤
너른 들판 나락 가래 옆에서 새우잠으로 밤을 샌다 

달빛 새어드는 어느 겨울 새벽
아랫목에서 덥힌 어머니의 거친 손이
막둥이 이마를 쓰다듬는다 

홀어머니의 거친 손에서
사랑이 흐른다 

▣ 에필로그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1월.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새내기 시인이 멋모르고 감히 연재를 시작했다. 내게 주어진 지면을 매주 채워 나가는 일이 처음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모아둔 졸작(拙作)도 있었고 겁도 없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50여 편의 연재는 도전과 즐거움이었으나 원고 마감일인 매주 화요일은 왜 그리 자주 오는지 시간의 흐름을 넘어 세월이라는 단어를 느끼게 되었다.
매주, 매월 등등 일정 기간을 두고 행해지는 일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가 보다.

지난 한 해 동안 내 연재를 읽어준 독자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세밑. 세밑에 접어드니 내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8남매 막둥이로 태어나서 그저 어리광에 취해 어머니라고 불러 보기도 전에 먼 길 떠나신 내 엄마. 당신과의 추억에 소리 없이 눈물이 흐르지만 그 거친 손은 만질 수가 없다. 뭐니 뭐니 해도 누가 뭐래도 내 옆에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손도 만져보고 볼도 비벼보고 사랑하길 바란다. 철들어 후회하지 말고 미루지도 말고 지금 , 지금 당장 전화라도 하길 권한다.

지난 한 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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