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옥의 시요일]

문경새재길 / 임병옥
당신은 꽃단풍이오
나는 옥단풍이니
산천이 온통 단풍이구려
이 정취에 취해
새재길 넘은들
과거 시제 눈에 들어오겠소
어사화가 머리에 있겠소.
새제길 넘으려니
간밤 치마 속 정사 아른거려
발걸음은 주흘관 문턱 못 넘고 그대로이니
내 어찌 선비라 할 수 있고
큰 뜻 품었다 하리오.
새재여
이 몸 붙들지 마오
간 밤 기억 지워주오
조령길 코앞이니
내 이 길 넘으려오.
▣ 에필로그
친구가 좋다 만남이 좋다
코로나의 벽을 뚫고 그리움을 삭혀가며 버텨온 보람 끝에 얼마 전 중학동창들이 모여 청풍호를 거쳐 문경새재 소풍을 다녀왔다. 여행 말고 소풍이다. 제법 많은 친구들이 모였건만 말도 잘 듣고 시키는 공부도 잘하더라. 친구들 착한 성심을 아는지 날씨도 우리를 반기고 절정을 이루는 단풍은 무어라 표현할 단어가 없다. 환상이었다. 문경새재 1관문 주흘관 앞에 서니 그 옛날 과거 길 나서던 과객이 된듯하다.
역시 깨복쟁이 친구들은 늘 봐도 반갑고 행복을 주는 사람들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게 하는 녀석들이다.
가끔은 떠나라. 함께하는 동행이 누구라도 좋다. 나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좋다. 깨복쟁이 친구이면 더욱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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