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낙엽의 침묵 / 정상조
수명을 다 한다는 의미
불쌍하고 두려운 것이다
수분이 끊어지고
떨어질 일만 남은 잎들이
나무에서 흔들릴 때
앙상한 시야로
새순이 돋을 때까지
다시 기다려야 한다
너는 손짓도 없고
나는 찬바람을 견디고
나에게 너의 침묵은
두려운 것이다
앙상하게 내 앞에
서 있는 것으로
* 에필로그
둘레길 산행을 하는데 같이 동행하던 사람이 “자꾸 아이고 불쌍해! 나는 낙엽이 지는 것이 두렵다”라는 것이다
“왜?”라고 물었더니 그가 "낙엽이 지는 모습이 불쌍하고 앙상한 모습을 겨우내 보아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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