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민들레 / 정상조
흙 속에서 노란색만을 찾았을까
웃음을 찾다 보니 노란색이 되었을까
햇빛에서 노란색만 뽑았을까
흙을 어떻게 먹으면
꽃으로 피워낼까
색깔의 순도 위에
햇살이 파르르 떤다
노란색 완전한 순도
순결한 사랑으로 꽃 필 때
그때 비로소 땅 아래
흙의 마음을 본다
꽃잎마다 제각기 눈을 뜨고
나를 찬찬히 올려다보는데
나도 노란 꽃으로 수를 놓는
마음의 눈을 열고
내 눈을 너에게로 맞춘다
* 에필로그
2016년 겨울에 타지키스탄을 갔을 때였다
논두렁을 걷다가 무심코 꽃이 있어 보니 민들레 꽃이 피어 있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잎은 더 거칠고 논두렁이라 흙이 묻어있었지만 샛노란 꽃이 얼마나 짙은지!
한국에 귀국해서 민들레 꽃을 볼 때마다 그 타지키스탄의 민들레가 생각나서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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