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검은 나비 / 정상조
숲을 보는 것도
간절한 호흡이 필요하다
흰 나비들 날아올라도
짝을 찾으며 헤매는
검은 나비의 절박을 알까마는
꽃이 많아서
앉을 곳도 많은데
한 끼를 숲에서
맑은 공기로 때운다
미동 없는
검은 나비를 찾더니
한없이 앉아서
더 큰 고요를 채운다
* 에필로그
숲에서 보면 나비는 같은 종류의 짝이 있다.
흰 나비들은 짝을 찾아서 날아오르는데 검은 나비 한 마리가 꽃에 앉지도 않고 날기만 한다
찬찬히 보니 결국 미동이 없는 검은 나비 위에 앉아 떠날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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