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순(筍) / 정상조
톡톡 돋아오른다
뾰족한 새순들
새들이 앉아 톡톡
각질을 쪼아댄다
눈빛 돋아오른다
각질을 뚫고 돋아오른다
너에게로 가는 본능처럼
새는 또 울지
높이로 자라겠는가
세월로 선 것이지
송담이 감아 올라와
뾰족한 울음을 키운다
팔랑거리는 여린 잎들
바람에도
침묵은 푸르다
너를 향한 눈빛 톡톡
* 에필로그
산 둘레길을 걷는데 송담이 감아 올라가는 소나무를 보았다
새가 울어서 껍질을 뚫고 돋아 오르는지 새싹은 여전하고 아프다고 할 만도 한데 고요한 침묵 속에서 고요하지 않는 바람에 잎들이 소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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