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미소 / 임병옥
너의 미소가 그리워
앞마당을 보니
수선화 한 송이가
살포시 웃고 있구나
너의 미소가 그리워
앞마당을 보니
백합 한 송이가
향기를 뿜고 있구나
너의 미소가 그리워
앞마당을 보니
국화 한 송이가
자태를 뽐내는 구나
너의 미소가 그리워
앞마당을 보니
마당 한 켠 항아리 뚜껑에
흰 눈이 소복이 쌓였구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흰 눈되어
내 아침의 보석이 되었구나
* 에필로그
새해 첫해가 솟아올랐다.
누구는 서서히 오른다 할 것이고 또 누구는 순식간에 솟는다 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대문 밖 조간신문부터 들여오고 초록 창의 밤샘 뉴스부터 찾지 말고 나를 깨워준 태양부터 가슴에 품어보자.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가족도 눈에 넣어보고 아침밥 향기도 코에 담아보라. 비로소 고마움이 가슴에 일렁일 테고 사랑이 싹을 틔울 테다.
사랑? 굳이 억지로 찾지 않아도 이미 내 곁에 와 있는 걸 스치듯 그냥 지나칠 뿐이다.
수선화는 봄날 내 아이이고, 백합은 아내이고 국화 한 송이는 마당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 생각해 보자. 얼마나 소박한 아름다움인가?
새해는 좀 더 느리게 가 보자.
코로나를 이용하는 자연의 보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연에 순응하고 마음도 정화하고 순리대로 살아보자.
사랑이 어느샌가 내 가슴에 와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