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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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 임병옥 시인
  • 승인 2022.02.0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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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옥의 시요일]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구름 / 임병옥

구름아
구름아
뭉게구름 한 조각아     
널찍한 방석되어
내 고향 도름산 자락에 잠들어 계신
아버님 좀 모셔온나

구름아
구름아
덩실구름 한 조각아     
푹신한 방석되어     
저 언덕자락 다닥따닥 모여 잠들어 계신     
내 어머님 좀 모셔온나

내 어릴 적 그 품에 컸거늘     
이제 내 품에 모시련다

철없던 막둥이
이제야 철드니            
두 분
멀리 계시는구나

말로만 배운 효도            
마음으로 하려니            
이제는 안 계시는구나.

* 에필로그

효도합시다.

뜬금없이 웬 효도냐고요? 연말이라고 부모님께 안부 전화드렸을 테고, 설이라고, 그런데 용케도(?) 코로나 때문에 정부 시책에 부응(?)하느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전화드렸을테고, 이제 다음 전화는 5월 가정의 달 핑계 삼는 전화인가요? 그것도 내 자식 손잡고 목마 태우고 가는 나들이는 가면서 부모님댁에는 못 가는 죄송한(?) 마음의 전화인가요?

혹자(或者)는 효 강의를 하면서 한자 孝(효) 자를 풀어가며 열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필자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부모님 사후 제사 지낼 비용 미리 가불했다 생각하시고 그 돈으로 교통비 삼아 자주 찾아뵙시다. 그도 마땅치 않다면 전화라도 뻔질나게 하십시다. 핑계 삼지 말고 무조건 하십시다.

필자의 처남은 5녀 1남의 막내입니다. 막내딸 이름을 ‘후남’으로 짓고 터를 잘 팔아서 얻은 귀한 막내아들입니다. 그 아들이 장가들어 인근의 객지로 떨어져 살게 되더니 1년 열두 달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길에 아버지께 전화드리는 걸 보고 크게 배웠습니다. 

용돈도 드리면 좋지 만이야, 건강한 몸뚱어리 보여 드리고 씩씩하고 밝은 목소리 들려드려서 내 부모님 안심시키는 효도야말로 진정 효도가 아닐까요?

효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5월 가정의 달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전화드립시다. 설레지 않습니까? 내 목소리 듣고 기뻐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참. 뵙거든 한 번씩 꽉 안아 드리세요. 더 세게 안아 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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