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옥의 시요일]
봄비 / 임병옥
봄비 한 방울에
그녀의 얼굴이
담겨있다.
봄비 한 방울에
그녀의 미소가
아롱진다.
봄비 한 방울에
그녀와의 추억이
대롱진다.
그 방울 뭉쳐
그리움이 홍수진다.
▣ 에필로그
만물의 근원은 물로부터 시작된다하였다. 만물의 근원이 단지 물만일까? 만물의 근원엔 사랑도 있지 않을까? 사랑에서 비롯되는 그리움. 보고픔. 추억들. 추적추적내리는 봄비 속에 몸을 맡기고 있자니 그리움이 사무친다. 여러 그리움. 초등학교때 짝궁부터 돌아가신 어머님. 아버님. 다른 가족들. 나는 그리움을 참 많이 타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렇지 않은 이들을 멀리하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그리움을 많이 탄다는 거다. 어떤 음식만 봐도 그와의 그리움이 떠오르고 어떠한 색깔만 봐도 그와의 그리움이 대롱진다.
봄비가 내리던 주말 아침. 지방의 한 병원 처마밑에서 입원하신 장인어른의 병문안을 순번따라 기다리며 여러 만감이 교차하다 시 몇 줄을 머리에 담았다. 봄비 한 방울이 뭉쳐서 시냇물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한 줄 그리움이 한 페이지가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
누군가를 그리워해본 적이 있는가? 그리움은 선(善)에서 출발한다. 아름다운 기억속에서 그리움은 소생한다. 누군가를 그리워해 보자. 봄비에 언 땅 녹듯이 마음이 따수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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