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마주보기]
교만 / 이광희
많은 꽃들이 피어나고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지만
제 한 철 다 지키지 못하고
스러지는 모습들을 본다
일찍 피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늦게 피었다고 불행한 것이 아니다
많은 재능들이 태어나지만
너무 일찍 피어나 꺾이는 것을 본다
삶이란 때로 교만하거나
슬픈 것이다
교만이 꽃처럼 피어나 먼저 타오르다가
재능이 꺾이고 시들어 덧없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본다
▶ 에필로그
우리말 사전에 '교만'은 제스스로가 잘난 체하며 겸손함이 없이 건방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허영'은 자기의 능력이나 분수에 넘치게 겉만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라고 돼있다.
교만과 허영은 같은 골짜기에서 만난다.
한 때는 빛나지만 머지않아 그 대가는 혹독하다.
교만한 마음은 남에게 상처를 주며 나락에 떨어지고
허영심은 스스로 대가를 치르며 시궁창으로 밀려간다.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더 많은 꽃들이 자태를 뽐낼 준비를 한다.
어느 꽃잎은 일찍 바람에 날리고
어떤 꽃은 좀더 오래 가지에 매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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