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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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는 아이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9.09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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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의 마주보기]
사진:미래경제뉴스
사진:미래경제뉴스

달려가는 아이 / 이광희

아이가 달려간다
달리는 것이 행복한 시절이 있다
초가을 달빛이 하얗게 빛난다
배부른 저 반달도 보름달을 향해 달려간다

기분 좋을 때 걷는
두번 딛기 걸음걸이로 아이는 저만큼 멀어진다
한 가닥으로 묶어 내린 머릿단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춤을 춘다

아이는 어느새 달려간다
멀어지면 뒤돌아서 다시 달려온다
그래, 꿈을 향해 달려가라
오늘처럼 근심없이 두려움도 없이

그대는 언제인가
아무런 근심없이 달려 보았던 그날이 
아이가 가을 속으로 달려간다
저 빛나는 달빛은 아침을 향해 달려간다

▷에필로그

우리나라에 사상 초유의 국난으로 IMF 사태가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런 속에서도 계층간 격차는 더욱 현저하게 벌어졌다. 은행에 자본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날마다 쓰는 돈보다 많은 이자가 은행에 쌓였고, 빚이 있거나 금융자산이 없는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부자들은 골프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날마다 IMF면 좋겠다."

바글거리던 골프장이 황제 골프처럼 여유로운 공간이 되었고, 너도나도 골프를 치겠다고 덤비지도 않았다. 하루 종일 돈을 써도 은행에서는 고금리의 이자가 더 많이 쌓였다.

빈익빈 부익부는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격차가 커진다.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전에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되지만 부자들은 또 다른 기회를 노리게 된다.

주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전에는 몇 백만원씩 후원금을 내고 잘 나간다고 칭송을 듣던 사람들도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가족과 아이들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용기를 내고 하루를 걷는다.

과연 언제였을까? 우리가 저 아이처럼 아무런 두려움 없이 달렸던 그 날은 있었던 것일까?

내게 한 지인이 말했다. "우리는 무한긍정입니다."

그 분은 매일 아침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는 또 멀리 걸어야 한다. 저 달려가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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