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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홀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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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홀연하고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22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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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의 마주보기]
이미지:Pixabay
이미지:Pixabay

삶은 홀연하고 / 이광희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를
한 줄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은 나뭇잎을 지나고
간 곳을 알지 못한다

별빛과 별빛 사이를 
광막한 시간과 어둠이 지나간다
시간과 어둠은 별빛을 지나고
간 곳을 알지 못한다

시간과 시간 사이를
수 없는 사연이 지나간다
그 무수한 사연들은 시간을 지나
조금씩 조금씩 잊혀진다

무한대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삶은 홀연하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나뭇잎을 지나가는 저 한 줄기 바람같이

* 에필로그

'눈 뜨면 주말'이라는 말이 있다.

한 주가 그만큼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갔다는 의미다.

어느덧 60의 중반에 이르니 세월의 빠름은 더욱 쏜살같다.

아내는 손녀를 보느라 조금씩 지쳐간다. 

손녀의 저 귀여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기를 바라지만 시간은 단호하다. 망설이지 않고 미련을 두지 않는다. 뒤돌아 보지도 않고 제 길을 갈 뿐이다.

아내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 금요일 새벽 강릉 바다를 향해 출발하려 한다. 60이 넘는 세월을 먹고 살기 위해, 집을 사기 위해, 여행을 위해, 자식을 키우기 위해, 손녀를 위해 헌신해온 아내를 향한 위로다.

유한한 세월을 사는 우리가 무한의 일을 할 수는 없다. 내 한계는 어디이고 어디까지 달려갈 것인가?

휴식과 배려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다시 지치지 않은 아내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돌아보면 지나온 삶이란 늘 아득하다. 

시간은 또 온다. 단 한 순간이라도 사랑하고 행복해야 할 시간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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