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이광희

여행을 떠났습니다
세상은 넓고 오! 거기 경이로운 풍경을 만나
자유와 기쁨을 느낍니다
안개 속의 방랑자가* 되어 세상을 굽어 봅니다
수많은 가야 할 곳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길을 걷고
새로운 삶의 모습도 바라봅니다
어디에나 욕망과 탐욕이, 선함과 거칠음이
사랑과 분노가 뒤섞이며 흘러 갑니다
비릿한 바람 속에는 꿈과 비애가 들어 있습니다

시간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갑니다
집에 가고 싶습니다
소파에 뒹글거리는 심심함과 평온함이
또 떠나고 싶어지는 무료함이 
다시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 회화 작품에서 인용

▶에필로그

인터파크투어가 지난 1월 22일 롯데홈쇼핑 판매에서 베트남 여행 상품을 내놓자 밤 11시 30분부터 70분간의 러닝타임에서 100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의 기회가 막히고 국내 여행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마음 속에 내재된 떠남의 욕구가 분출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저마다 방콕(방안에 콕 처박혀 있는 상태)에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만을 되뇌어야 하는 상황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때로 떠나고 싶고, 떠나면 다시 집이 그립기도 하다. 

비록 베트남 여행 상품은 손에 잡지 못했어도 잘 준비해두고 때를 기다리면 멋진 풍광과 아름다운 사람들이 기다리는 낯섬과 설렘의 여행 기회가 다시 찾아올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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