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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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8.25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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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의 마주보기]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돈에 대한 단상 / 이광희

돈은 뜻을 알기 어려운 존재
삶을 가엾게 하는 것

많이 가진 사람은 날마다 교만해지고
없는 사람은 슬픔과 고통을 견뎌야 하는 것
남이 많이 가지면 배가 아프고
내가 많이 가지면 자랑하고 싶은 것
자랑하고 과시하다 고꾸라지는 것

내가 돈을 버는 것보다도
돈 많던 어떤 부자가 망하는 꼴을 보는 게
더 통쾌한 것
이미 몰락한 부자를
한 번 더 물어뜯고 싶은 것

하여서 많이 가진 사람이나
적게 가진 사람이나
삶을 저속하게 하는 것
삶을 가엾게 하는 것

언제든 삶의 주인이 되고
삶을 흔들며
신처럼 위대해지는 것

▷에필로그

아직 서른도 안된 젊은이가 수백억 자산가가 되었다고 연일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 등에서 화제가 되었다.  친한 관계는 아니지만 그와는 함께 케이블 경제방송에 출연하기도 했고 업무상 약간의 안면이 있는 사이다.

그는 인터넷과 방송에서 자수성가한 유명인이 되었고 방송에 출연한 무속인은 그의 얼굴 여기저기에 재복이 가득 붙어 있다고 관상을 보기도 했다. 정치인도 연예인도 함께 출연하며 연일 젊은이를 추어주었다. 그는 여유롭고 자신만만했으며 빛나는 얼굴이었다.

그를 아는 지인 몇몇은 불안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많은 재산은 결국 표적이 되었고 재산 형성을 검증하라는 요구와 함께 신상털기가 시작되었다. 그가 추락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집요하게 물어뜯었다.

필자가 알고 있는 그는 과시욕이 있고 다소 무모하며 아직 어렸다. 잘 모르는 것도 잘 아는 것처럼 말했고, 그가 한 말은 법정에서 죄목에 추가되었다. 실제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가진 것처럼 말했고,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했다. 그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러움보다 몇 배나 기다란 시기심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그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고 다만 아는 척 했을 뿐인데 그 모두가 죄가 되었다. 그는 자신이 지은 죄보다 10배는 될 것 같은 형량을 받았다. 사회적으로는 온 가족이 헤아릴 수 없는 매장을 당했다. 

그가 저지를 가장 큰 죄, 근본적인 죄는 쉽게 돈을 벌었다는 것과 그 돈자랑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분노의 사회에서 돈자랑을...

그와 나란히 방송에 출연해 그에게 온갖 칭찬을 늘어놓던 정치인도 연예인도 비난에 동참했다. 그를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두둔하고 싶은 패널도 있었지만 조심할 수 밖에 없었다. 

몰락하는 부자를 물어뜯는 기쁨을 막았다가는 자신도 물어뜯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돈을 향해 오늘도 달린다. 저 신기루같은 돈은 더 빨리 달려간다. 오늘 하루도 어김없이 어느 지역 아파트는 1억원이 올랐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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