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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김진형 교수 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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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김진형 교수 인터뷰③]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5.3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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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선생님들의 능력 높이는 투자와 지원 필요
교육과정 조정, 교육 방법 전환 등 사회적 합의 이루어 내야
김진형 중앙대학교 석좌교수

인공지능(AI)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2022 개정 교육과정' 논의도 맞물리면서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SW 핵심인재 10만명을 2025년까지 양성 목표로 약 1조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폴리텍대학, 한국생산성본부 등 다수의 협회·대학·기관·지자체들도 자체적인 AI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분위기가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에서 원하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 양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또한 이런 너도나도 관심 분위기가 AI 발전의 근본적인 대응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1세대 석학으로 대한민국 초대 인공지능연구원장을 지낸 중앙대학교 김진형 석좌교수는 AI 교육을 비롯한 4차산업 신기술들이 갑자기 붐을 이루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초중고부터 대학까지 기본적인 교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붐을 이루는 교육만으로 성과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개념 명확히 사용해 혼란 줄일 필요 있어

김진형 교수는 'AI 교육'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해 혼란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먼저 언급했다. 

"요즘 교육계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교육을 혁신하자,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AI 교육 혁명'이라는 책도 발간되었다. AI를 잘 활용해서 교육을 혁신하자는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AI 교육'이라는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AI를 가르치는 것을 'AI 교육'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AI를 이용해 가르치는 것을 또 'AI 교육'이라고 한다면 개념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본다. 

교육 혁명을 이루는 도구로 AI를 활용한다는 제안인데 매우 좋은 의견이고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교육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는 다른 의견이 나올 여지가 없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능력 수준이나 학습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교육을 하는 데도 유용하고, 학생의 감정상태를 인지해 학습과 적응을 통해 효율적인 상호작용으로 이끄는 감성공학(Affective Computing)에 있어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활용은 AI를 교육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놓고 볼 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AI 교육이라는 용어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가까운 개념이어서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AI 활용 교육'이라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가르칠까?'보다 '무엇을 가르칠까?'에 대한 고민이 더 시급하다

"AI를 활용해 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는 제안에 적극 찬성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현재의 교육과정에 AI를 활용한다고 해서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 직업 준비에 관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계속 남는다“

김 교수는 AI를 활용한 교육 혁신이 매우 필요하지만 그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교육 내용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잠자는 교실'이 문제점으로 대두된 지가 오래 되었다. 2019년 전교조가 작성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10만 교원실태조사'에 따르면 고교 교사 100명 중 7명 만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1/3 이상의 학생이 자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100명 중 22명이다. 잠자던 학생을 깨우던 교사가 폭행죄나 성추행으로 고소당해 벌금형이나 직위해제되는 사례도 현실이 되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잠을 자는 문제는 외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나라 학교 현실의 특이한 현상으로 지목된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의 문제를 '교사나 학생의 문제'로 책임을 전가해야 할까? 학생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는 무관심하게 천편일률적으로 암기만을 강요한다면 수업 시간에 학생이 잠자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장래가 유튜버인 학생, 운동선수가 꿈인 학생, 과학자가 되겠다는 학생들에게 고3에 이르기까지 똑 같은 것은 가르치겠다면 우리 교육은 미래가 없다.

"현재 교육계에서 활발히 논의하는 'AI를 활용한 교육 혁신'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해당한다면 그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것이다. 사회가 빠르게 4차산업혁명 시대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기술, 새로운 학문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전에 만들어진 교육과정을 고수하면서 학생들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시킬 수 있을 지 답답한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화두가 가장 중요하다. 어떤 일자리가 없어지고 어디에서 일자리가 생기는지가 모두들에게 궁금하다. 현재는 행정 관료, 회계사, 변호사 등이 좋은 일자리일런지 몰라도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된 AI시대에는 다른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냐고 새로운 능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좁게는 인터넷, AI 기술일 수도 있고 넓게는 데이터, 컴퓨팅, SW 등을 배우고 준비하는 것이 사회에 진출해서 직업을 가지거나 자기 일을 하는데 더욱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결국 AI를 이용해 '잘 가르치자'라는 것보다 우선해 '학생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의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

김 교수는 선생님들이 AI를 이용해 '잘 가르치자'는 것에 지지를 보낸다고 해도 컴퓨팅에 대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교사들이 어떻게 잘 가르치냐는 문제가 또 대두된다고 말했다.

"컴맹 수준에서도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SW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이는 높은 수준의 전문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교사들이 어느 정도는 컴퓨팅 능력이 있어야 교육 현장의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고, 그래야먄 좋은 SW가 만들어지고 현장에서 성과를 내는 SW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교사들이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컴퓨터를 배우지 않으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을 이제는 정부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

예컨데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 자동차로 바뀌면 생산라인의 기술자도 엔진 기술자가 아닌 모터 기술자가 필요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향후 전기 자동차가 대세인데 아직도 내연기관 엔진에 필요한 기술만을 배우고 있다면 미래가 없지 않겠은가?

선생님들도 이전 방식으로 책 읽어 주고 밑줄 그어주고 이런 능력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배양해 줄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계속 새로운 능력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들의 수업시수를 줄여서라도 새로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부가 선생님들을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해야하고, 현재의 사범대학 제도도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교사 임용이나 양성 체계에도 근본적이고 혁신적 전환이 필요

"선생님들도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이전에 배운 지식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느끼고 새로운 능력을 기르기 위해 힘써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부족하다고 본다. 오히려 컴퓨터를 학생들에게 필수로 가르치자고 할 때 업무 강도가 높아진다며 반대하는 교사들도 있는 게 현실이다.

교사의 사회적 대접은 높은 편이라고 본다. 이런 사회적 위치에 맞게 선생님들이 긍지를 갖고 처신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학생이 대학이나 사회에 진출할 때 써 주는 추천서나 평가서 등을 믿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고등학교 선생님이 추천서를 쓴다고 해도 이를 활용할 공감대가 없다.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경진대회도 나가고 상도 받고, 이런 과정이 추천서에 담겨야 한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학생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능력도 배양할 수 있다. 교사들이 이런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에 스스로도 열정을 갖고, 진행할 수 있도록 당국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대책으로는 교사의 임용이나 양성 체계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사를 사범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은 과거의 산물이다. 로스쿨을 통해서 법조인이 양성되는 것처럼 교사도 대학원 체계로 전환하는 변혁이 요구된다. 각각의 전공자들 중에서 교직에 신념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분들이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을 크게 넓혀야 한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잘하는 분들이 교육학이나 컴퓨팅 등 교사의 소양이 되는 교육을 수료하고 교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으로 본다."

사회 각 분야에서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단할 시점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가 비단 초중고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학을 비롯해 사회 각 분야에서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래를 위해 결단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문제도 짚을 수 있다. 기업이 대학에서 전공한 능력을 믿지 못한다. 능력 양성 교육이 안되는 것이다. 유능한 기업들은 신규 직원을 뽑을 때 전공 따지지 말고 똑똑한 학생이라고 판단되면 뽑겠다고 한다. 뽑아두고 기업이 재교육해서 인재로 만든다는 거다.

초중고부터 대학까지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글로벌 경쟁에서 현저하게 뒤처진다. 미국, 유럽 등은 앞서가고 중국, 인도 등은 많은 인구로 4차산업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가는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중국이나 인도 등 국가들에서 튀어나와 이들이 어느 정도 글로벌 시장을 차지해버리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뒤처지는 상황이 된다. 이런 상태로 조금 더 시간을 허비하게 되면 결국 다 함께 망하는 길이 된다는 생각이다.

중국같은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앞서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슈퍼컴퓨터나 항공 기술, 핵, 드론, 전자상거래, 인공지능 등 많은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서 치고 나가는 중이다. 중국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의 인구는 어마어마하다. 이들 앞에 서 있어야 뭐라도 먹을 게 있지 중국인들이 지나간 뒤에 서서는 아무것도 먹을 게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곤 한다.

한국이 앞선 것은 반도체를 비롯해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오히려 4차산업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기술 분야는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혁신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

김진형 석좌교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경제뉴스

교육과정을 조정하고 프로젝트 베이스로 교육 방법도 전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내용은 끝도 없이 많겠지만 이것들이 선생님들이나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은 오래 전부터 정해진 학부 정원에 제약을 받고 선생님들은 교육과정에 정해진 시수대로 획일적 교육을 한다.

그러다 보니 AI를 활용해서 교육을 혁신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 또는 학습 능력 수준이나 감정 상태를 고래해서 각자에게 적합한 교육을 시도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본질적인 것, '무엇을 가르칠까?'에 대한 고민에 눈감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치느냐가 교육 혁신의 핵심이다.

사회적으로 평등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능력을 발휘해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성장사다리가 만들어진 사회가 평등사회라고 생각한다. 능력이 다 다른데 획일적으로 교육을 받아서 아무런 성장 사다리가 없는 세상이 평등한 세상일까? 평등의 가면만 썼을 뿐 평등한 세상은 아니다.

능력있는 부모들은 스스로 성장사다리를 자녀들에게 만들어 준다.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힘을 얻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도 현재의 교육과정에서 매년 조정이 있어야 한다. 넣고 빼고 조정할 능력이 없다면 현재의 시수를 기준으로 하고, 매년 5%씩 시수를 무조건 줄이는 것을 제안한다. 줄어든 그 자리를 컴퓨팅이나 새로운 학문으로 채워 넣자는 것이다. 2년마다 지식의 양이 두 배가 된다는데 교과과정을 이렇게 경직하게 유지하면 되겠는가? 교육 방법도 입시를 대비한 문제풀이 중심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것, 생각하는 것을 만들고 실천해 보는 프로젝트 베이스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의 백년대계 만들어 가야

사회 전체가 자기 영역에 대한 강한 보호주의 울타리를 가지고 있다. 학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내 분야의 시수는 줄일 수 없고, 내 학과는 정원을 유지해야 하고, 한번 교사가 되면 정년까지 해야 한다. 교육 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공무원, 연구원, 공공기관 등 분야 분야마다 모두 그렇다. 우리 사회의 노동 경직성과도 맞물려 있다. 이런 점에 대해 김 교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교육개혁이든 노동개혁이든 세상 문제가 밀어부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교육부나 교수나 교사들에게만 맡겨서 해결될 수 없다고 본다.

인재를 고용하는 대기업 대표, 중소기업 대표, 교육 수요자인 학생 대표, 학부모 대표, 교사나 교수 대표 등 사회 각 층의 관계자들이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고 정부는 이를 통해서 해결책의 물꼬를 터야 한다.

현재 수많은 사회적 합의기구가 각종 위원회 명칭으로 존재하지만 큰 진전을 보이는 곳이 없다. 위원회가 무슨 힘으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것인가? 정부가 또는 대통령이 어느 만큼 사회 혁신의 의지를 가지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대통령 또는 정부는 의지를 보이면서 사회적 합의기구에 힘을 실어주고, 명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위원회는 공정성을 내세워 해결책을 찾아가는 명분이며 이것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정부의 의지가 아니겠는가?"

*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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