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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교수, AI 발전을 위해서는 컴퓨터과학 전공자의 확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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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교수, AI 발전을 위해서는 컴퓨터과학 전공자의 확산 있어야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11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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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을 도모하라! AI는 그 도구일뿐, AI는 IT infra 가 없으면 무용지물
AI 는 학문의 도구, 산업의 도구, 혁신의 도구...융합 교육 필요해
김진형 중앙대학교 석좌교수 겸  KAIST 명예교수 
김진형 중앙대학교 석좌교수 겸  KAIST 명예교수 

본지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신기술을 소개하고, 신기술에 기반한 서비스의 정보 전달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며 4차산업혁명을 전파하고자 노력합니다. 이에 4차산업혁명의 선두에서 핵심 기술 진보와 디지털 혁명에 앞장서온 학계 및 기업의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2021년 새해를 맞아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4차산업 기술의 정점으로 실생활까지 파고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석학의 고견을 듣기 위해 대한민국 초대 인공지능원장을 지내신 김진형 중앙대학교 석좌교수 겸 카이스트 명예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교수님 근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내시는지 독자를 위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방학을 맞아서 지난 연말 딸 가족이 있는 곳으로 와서 임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격리가 끝나고 바닷가에도 한번 가보고 유튜브로 한국 뉴스도 보고 하면서 지냅니다. 책도 보면서 향후의 일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최근 ‘AI 최강의 수업’이라는 인공지능 개론서를 출간하셨는데 어떤 메시지를 주신 건가요?

이전 쓴 글을 찾다보니 1986년 과학동아에 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글에 당시에도 '인공지능은 전산학의 전부'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개념을 그리 많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이 알파고가 이세돌을 바둑에서 이겼을 때 새로 개발된 기술로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70년 이상된 학문이고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학문입니다. 그런 부분을 포함하여 인공지능이 과연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독자층으로는 첫째 회사에서 기획을 하거나 서비스를 준비하는 직원들이 인공지능은 무어다는 것을 알게 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젊은 청년들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세번째로는 정치인이나 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본질적 개념을 명확히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회 지도층이 인공지능 강국이 되겠다, 인공지능을 선도하겠다 등 언급을 하는데 그분들이 보다 명확하게 인공지능의 개념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소개를 하고자 한 것입니다. 

▶ 인공지능이 몸을 가지는 것과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 또는 '초월성'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사람이 만든 기술이 사람을 능가하여 사람을 지배하거나 사람과 싸울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신지요?

인공지능을 일반적으로 두뇌의 기능, 즉 소프트웨어적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여기에 로봇의 기술이 융합되면 '사람처럼 행동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로봇)'를 연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로봇'을 만든다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 것인데, 예를 들어 자동차 조립을 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만든다면 이 로봇이 꼭 사람처럼 생기거나 사람처럼 행동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립을 잘할 수 있게 팔을 잘 움직이고, 정확히 조립할 수 있으면 되는 거죠.

빨리 달리는 '인공지능 로봇'을 만든다면 바퀴가 달린 로봇을 만들면 되고, 날아다니는 로봇을 만든다면 비행기처럼 만들면 되지 사람처럼 만들 이유가 하등 없다는 의미입니다.

'인공지능 로봇'을 사람처럼 만드는 것은 대중의 관심을 이끌거나, 사람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경우 가급적 사람과 닮은 모습이면 좀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 그런 점에서 활용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영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처럼 생겨 사람을 지배하거나 사람들과 싸우는 로봇은 현재로서는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습니다.

기계가 움직이면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고 판단하는 과정, 행동하는 과정이 실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몸체는 로봇이고 그 몸체를 이용하여 목적을 수행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의 역할인 것이죠.

사람들이 흔히 인공지능이 감정을 가진다거나 생각한다고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과장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컴퓨터에 프로그래밍 된 그 과정대로 수행하는 것 뿐입니다. 그걸 보고 사람들이 '야! 생각한다, 감정을 가진 것 같다'고 느끼는 것뿐입니다. 실제로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기계가 이렇게 작동하는 것을 생각한다고 할 수 있는가는 철학적인 논쟁의 소재입니다.

인공지능은 결국 '컴퓨터 프로그램'이고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것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은 코딩을 통해 만드는 방법도 있고, 데이터를 제공하고 학습을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 지식을 쌓아가게 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최근엔 인공지능을 적용했다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너무 많아 혼란을 느낀다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이에 냉장고의 전력소비 등급이나 자율주행의 레벨 구분처럼 '인공지능 레벨'에 대한 인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교수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인공지능 단계를 인증해주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80년대 말 '인공지능 세탁기'가 나왔을 때 경쟁업체에서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저걸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론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죠.

이전엔 수동으로 제어하던 과정을 스위치를 한번만 누르면 전 과정이 자동화되는 세탁기였는데 그 과정에는 지능적 행동이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지능의 정도는 낮을 수 있으나 판단하는 능력이 들어가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마케팅의 성격도 있어서 인공지능 세탁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답을 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능의 높고 낮음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분석하여 의사결정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등급으로 나누어 인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바둑을 두는 알파고는 전혀 언어 능력이 없습니다. 언어 능력이 있는 인공지능은 바둑을 못둡니다.

저마다 영역이 다르고 목적 수행이 다른데 이를 단계별로 레벨화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서울시가 '카이스트 AI 대학원'을 양재에 이전시켜 서울 양재동을 세계적인 AI 산업거점이 되게 하겠다는 협약 내용을 발표하면서 찬반 양론이 뜨겁습니다. 한국이 AI 선두주자 반열에 올라설 기회라고 보는 시각과 AI의 본질인 SW 저변확대나 국가 균형발전에 반하는 행위라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합니다. AI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 대안을 제시해 주신다면?

앞서 '인공지능은 전산학의 전부'라고 말씀드린 것처럼 인공지능은 그동안 전산학과에서 쭉 해오던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부가 지원하겠다며 독립된 조직을 만들라고 한 것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인공지능 강국으로 가야겠는데 인재가 부족하니까 지원해 줄 테니 AI대학원을 만들라고 해서 이런 상황이 된 것입니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들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잘 해오던 AI 연구를 갑자기 독립된 AI대학원으로 만들어 서울로 이전하라니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는 입장을 내고 동의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 안되어야 하는데 일부 교수나 관계자들이 그럼 우리가 할게요, 하고 나선 것입니다.

독립 조직으로 하고 정부가 돈도 지원한다니 하고 싶은 분들도 있는 거죠. 그동안 대전을 기반으로 글로벌 대학을 향해 눈물로 키워온 연구중심 대학을 별도의 조직으로 서울로 옮긴다 하니 그 시작부터 판단의 오류가 있는 데다 국가 균형발전에도 어긋나는 일이 된 것입니다. 서울로 가서 아파트 하나만 사도 몇십억 재산 증식이 금방 되는데 가고 싶은 사람이 왜 없겠습니까?

또한 전국 대학에서 능력있다고 평판이 난 인재들을 빼내오는 것은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 왜 다른 지역에서 연구 여건이 좋은 카이스트에 오고 싶은 분이 없었겠습니까? 지방대학이나 사립대학 교수님 중에서 카이스트에 모신다고 하면 오실 분이 많죠. 

카이스트도 그런 분 모시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그들 대학은 어떻게 합니까? 카이스트는 외국에 계신 분들을 모셔올 만한 능력이 되니 전국에서 고르게 인공지능 연구의 기반이 확산되도록 인재를 빼내와 모시는 것은 하지 말자, 이런 공감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카이스트만 잘되면 됩니까? 전국의 대학 고루 잘 되어야지요. 한국에 들어와 계신 분 중에 잘하시는 분을 빼내오는 것은 도덕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지금 전국 이 대학 저 대학에서 인재를 빼내고 서울에서 근무하게 해주겠다 하고 있으니 전국 대학에서 불만이 나오는 상황인 것입니다. 

정부의 지원을 늘려 별도의 AI대학원을 조직하고 서울로 이전한다는 것은 그 시작부터 잘못된 데다가 훗날 결과까지 다 잘못되는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봅니다. 

인공지능의 근간인 컴퓨터과학 전공자의 확산을 지원해야 합니다. 다음번 혁신적 기술이 컴퓨터과학의 어느 분야에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2~3년 내에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큰 혁신의 돌파구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때 또 대학원을 독립조직으로 만들겠습니까?

또 구성원들의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단 만들어 놓고, 교수와 학생들을 이리와라, 저리가라 하는 방식으로 채워 넣은 것으로는 장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카이스트 AI 대학원의 양재 이전은 재고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제안으로 저는 미국 MIT의 스와르츠만 계산학 대학(Schwarzman College of Computing)이 우리 대학들의 인공지능 교육의 모델이었으면 한다는 제안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대학 총장이 설립 비전을 발표하는 동영상에 제가 한글로 직접 자막을 넣어서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그 내용을 보고 우리 대학들이 인공지능 교육의 모델로 삼아 벤치마킹하면서 좋은 방법을 찾아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AI 기술이 기술에 머물지 않고 산업과 실생활에 깊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AI를 산업현장에 도입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조언을 들려주십시요.

기업들의 경우는 AI 도입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의 수요가 있어도 이를 잘 안내해줄 여건이 미흡한 실정입니다.

외국의 경우는 가트너나 맥킨지 같은 연구 업체에서 정보제공이나 자문, 세미나 개최 등 기업에 필요한 내용을 공급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도 그런 곳에 가서 공부를 하고 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AI를 도입하려면 관련 IT 인프라가 우선 갖추어져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개념과 가능성을 명확히 알고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과제와 관련하여 인공지능 도입에 적절한 영역과 아닌 영역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이후 도입 효과, 기회 비용 등 산정하여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각 기업이 잘하는 부분을 더욱 잘하기 위해 문제를 풀어가는 분야에 인공지능 도입은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해왔기 때문에 좋은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겠죠. 

2021년 새해 하시고자 하는 계획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공유해주시기 바랍니다.

인공지능 개론에 대해 출간한 도서를 교재로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3시간씩 16주의 대학 교재용 자료를 많은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첨부하여 만들려고 합니다. 실시간 강의에서는 저작권 문제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제 책에 넣지 못한 자료를 대학 교수들과 공유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미래 세대를 위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을 소개하고, 인공지능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공부하고 컴퓨터를 다루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안내서를 쓰는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욕을 가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강하게 요청을 받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또 올해 초·중·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개론' 강의를 요청받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동영상 강의 준비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인공지능의 확산과 교육, 자문 등을 통해 그동안 배운 지식과 기술을 사회에 환원하는 봉사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교수님을 기다리는 많은 독자들을 위해서 신년 메시지를 하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년 1월에 제자들과 식사하기로 한 약속이 코로나가 좀 진정되면 만나자고 한 게 결국 만나지 못하고 한해가 갔습니다. 이제 백신 소식도 있고 치료제도 나온다고 하니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대하고, 다시 따뜻한 정을 가지고 만나서 담소할 수 있는 일상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런 속에서도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도 안정되어 가도록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해주고 힘을 합친다면 보다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각 가정이나 기업,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 김진형 교수는...

김진형 교수는 UCLA에서 전산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KAIST 전산학과 교수, 인공지능연구원 초대원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대소장, 공공데이터전략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인공지능, 패턴 인식, 신경회로망 등 분야에서 200여 편의 국제 학술 논문을 발표했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으로도 활동한다. 현재 KAIST 명예교수와 중앙대학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중앙대 AI위원회 공동의장도 맡아 AI 전문 창의인재 양성에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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