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블록체인 융합연구소장 박용범 교수, 블록체인은 데이터 신뢰를 제공하는 4차산업 기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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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블록체인 융합연구소장 박용범 교수, 블록체인은 데이터 신뢰를 제공하는 4차산업 기반 기술
  • 이광희 기자
  • 승인 2019.12.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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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신뢰 기반의 기술, 모든 기술 융합의 기저에 있어야
법제화의 과정까지 특구 제도 활용한 실증 작업으로 보완

본지는 4차산업 기술을 소개하고 미래 신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정보를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며, 4차산업혁명을 전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4차산업혁명의 선두에서 핵심 기술 진보에 노력하는 학계 및 기업의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하는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최근 4차산업의 핵심 융합기술로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블록체인 산업과 관련하여 지능형 정보 구조화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융합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는 단국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박용범 교수를 찾아 인터뷰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학습이 많아질수록 진보한다. 데이터의 진위와 신뢰도에 따라 인공지능의 능력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 데이터 신뢰도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기술로 블록체인 기술이 있다. 박 교수에게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와 비전을 들어본다.

박용범 교수
단국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박용범 교수

블록체인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술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 기술로 더 알려진 측면이 있다. 탄생이 암호화폐를 통해 생기긴 했지만 기술 자체의 의미는 좀 다르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믿을 수 있나? 믿을 수 없는 데이터도 매우 많다.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자료는 사본을 만들기 쉽다는 것이다. 종이로 만들어진 자료는 원본과 사본의 차이가 많아 구별하기가 수월한 면이 있었다고 한다면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자료는 원본과 사본의 차이가 거의 없다.

디지털 자료를 사용하는 인터넷에선 원래의 정보나 원본을 위변조해도 알아내기가 어렵다. 이로부터 거짓 정보, 악성 바이러스 등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디지털 정보는 복사하기 쉽고 원본이나 진본을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본의 출처를 밝힐 수 있고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 하는 문제해결 방법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게 된다.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분산장부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어

분산장부라는 것은 장점으로 보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P2P로 시작되었는데 P2P 형태의 유통이 극단으로 가면 거의 원시사회의 모습을 하게 하게 된다. 오랜 역사 동안 효율성을 위해 권위라든지 신뢰 구축을 통한 국가나 조직이 만들어지고 현재의 사회로 발전해왔다.

분산장부라는 것은 중앙 관리자 없이 P2P 형태가 기본이 되는데 이것이 강조되다 보면 이런 효율성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처음 블록체인 화폐는 P2P 형태였지만 점차 P2B나 B2C 형태로 나타나고 지금은 페이스북의 '리브라'처럼 회사와 회사의 연합으로 나아가고, 중국같은 경우 국가가 암호화폐를 발행하겠다고 하면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기업 대 개인, 기업 대 기업, 국가 대 개인처럼 역사적 진화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그러므로 탈중앙화 분산장부가 블록체인의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장단점을 필요한 적재적소에 활용해야지 무조건 분산장부가 좋다, 이렇게 단적으로 보기에는 무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미래경제뉴스

블록체인에 기록된 이후의 트래킹은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처음 블록체인에 기록될 때의 진위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블록체인이 보장하는 것은 사이버 상의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과정에 대한 신뢰다. 현실의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즉 완전한 신뢰를 위해서는 현실에서 사이버로 넘어가는 브릿지가 필요한데 이 브릿지는 가장 권위 있는 곳에서의 확인이 필요하다.

예컨데 미술작품의 경우 작가가 직접 이건 내 작품이다, 하고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이후 모든 기록은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이어지게 된다. 현실에서 가짜인 작품을 누군가 진품으로 속여 블록체인에 기록한다면 그 부분은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진 시스템으로 걸러야 한다.

블록체인은 사이버 유통상의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은 아닌 것이다. 이미 현실세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블록체인이 진위를 가려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적 합의와 동의가 필요한 부분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발생할 악의적 사고를 예방하거나 데이터의 위변조 방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기술을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AI나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등 4차산업 기술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된다. 블록체인은 이런 신기술 융합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사용되나?

AI나 빅데이터 세상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신뢰가 매우 중요해진다. 그런데 잘못된 데이터, 오염된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AI나 빅데이터가 그걸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모든 기술의 융합에 블록체인은 기저에 깔리는 기반기술이 된다.

모든 기술의 기저에서 데이터의 신뢰를 공급해야 한다. garbage-in garbage-out(GIGO)이라는 말처럼 어떤 데이터가 사용되느냐에 따라 인증이 달라지고 분석도 달라진다. 데이터의 진위를 밝히지 못하는 AI나 빅데이터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출처:Pixabay
출처:Pixabay

인터넷 쇼핑몰 같은 전자상거래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유익함을 제공할 수 있는가?

유통업 카테고리에 블록체인이 중요한 것은 유통과정에서의 여러 문제들, 파손이나 물건이 바뀌는 것, 신선식품의 변질 등 문제들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의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추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고 문제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은 유통과정에서의 조작을 막을 수 있어 유용하고, 금융권의 거래에는 더욱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체결의 속도문제가 논란이 된다. 속도의 문제는 어떠한가?

속도문제는 계속 발전해 갈 것으로 본다. 근본적으로는 속도의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한계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쓸만한 속도, 예컨데 카드 사용 정도의 시간에 근접하고 있고,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암호화폐에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속도의 문제로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가 많았는데 이들의 장단점이나 미래에 대해 고견을 들려 달라.

아이러니한 면이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신용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적절한 제도가 없이 사용되어 오히려 신용을 붕괴시키는 부분이 존재한다.

블록체인이 P2P 형태에 머물면 다시 원시사회에서 겪어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블록체인은 오히려 제도화되고 법제화되어야 할 부분을 안하고 건너뛰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은 개념만 가지고 일부 코인 투자같은 투기성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에도 법제도가 갖추어져야 한다.

암호화폐의 경우 이더리움 기반이 많지만 새로운 기술들이 더욱 많이 나오고 발전도 모색할 것으로 본다.

블록체인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부 대응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늦고 규제가 많다는 불만의 시선도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발전되고 안정된 사회일수록 법제도는 다소 천천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방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소 보수적 대응이어서 진보적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답답해할 수는 있지만 신기술을 적용할 때는 위험을 감소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화기 이루어진 사회에서는 서두르는 것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성문법 체계를 따르고 있어서 신기술이 나왔을 때 법이 없어서 실증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는 법제도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이것을 보완할 필요는 있다.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 제도를 통해 시범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보완적 장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비전에 대해 도움말을 해달라. 어떤 자세로 블록체인 기술에 접근해야 하나?

블록체인을 투자의 개념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기술은 우리 미래와 희망을 만들어 가는데 의미가 있지 돈을 버는 투자의 기회로 먼저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기술을 투자 대상으로 보지 않아야 진정한 의미의 기술이 살아나고 제대로 이용될 것으로 본다.

4차산업 기술도 투자의 기회로 보는 분들이 앞장서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기술을 접근해야 밝은 미래가 이어지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보다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시기다. 국가가 이러한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자기 의도나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꾸 앞장서는 사회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기술, 행복을 위한 기술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박용범 교수는...

박용범 교수는 Intelligent Software Engineering 연구 학자로 인공지능 기법을 소프트웨어 공학에 적용하고 패턴 인식과 소프트웨어 품질 검사 방법을 다루어 왔다.

단국대학교 SW융합학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로 자율형 블록체인 융합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최근 주목받은 IT 융합 분야에 대한 강의와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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