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너의 입술 / 정상조
나의 눈이 향하는 바다 끝
수평선은
새초롬한 입술이 된다
파도치며 속삭이다
나의 눈이 닿으면
문을 닫는 입술
고요히 다문 입술
수평선은 예쁘다
그 너머 보이지 않는 절벽
다가서면 그만큼 멀어져
너의 입술에 닿을 수가 없구나
꽃잎도 겹치고
낙엽도 겹치고
파도가 색으로 겹칠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마음을 아는
닫힌 수평선이 있다
심해에 잠겨있는
너의 마음을
수평선에 닿으려 한들
훔칠 수 없겠지
심연 어둠을 더듬어 보면
눈으로 보이지 않아서
느껴지고 헤엄치는
그리움에 닫힌 입술
수평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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