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나의 오목눈이에게 / 정상조
숲속 아침의 단풍
개나리색 만발한 하늘
색을 쪼는 눈빛으로
네가 휘익 날아올랐다
너는 검이 되어
차가운 창공의 아침을
긋는다
너와 햇빛의 시간
눈빛 맞추며
차가운 창공의 아침
검으로 깨뜨린다
쏟아지는 햇빛 알갱이
아침을 쪼아댄다
네가 날아오를 때
창공 휙휙 깨뜨려진 자리
해가 떠오른다
나무를 쓰다듬고
산을 덮는 낙엽들에게도
너는 볼을 부빈다
베인 흔적 없는 창공
너의 연주가 지나갔고
시간이 소멸되었다고
의미가 없다면
너를 향한 사랑도 아무것도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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