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보랏빛 시작! 메뉴를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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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보랏빛 시작! 메뉴를 버려야 한다
  • 이세민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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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만족시키고 싶은 다양하고 복잡한 그 많은 메뉴를 버려라!

보랏빛 세상, 퍼플오션에서의 자유로운 사업은 출발부터 가벼워야 한다. 그래서 가능한 가장 단순하게 시작하고, 그 단순한 상품을 유일의 가치로 만들수 있도록 버리고 덜어내는 제대로 된 준비를 해야 한다.

김치찌개만 하는 전문점과 김치찌개도 하는 전문점
김치찌개만 하는 전문점과 김치찌개도 하는 전문점

두 곳의 식당이 있다. 둘다 김치찌개 전문점이라는 타이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동료들과 점심식사 메뉴로 김치찌개를 선택했다면 두 식당 중 어디서 식사하고 싶은가? 혹은 오랜만에 찾아온 반가운 친구에게 맛있는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싶을 때 어디로 데려가고 싶은가?

물론 두 식당중 어느 곳을 선택할 것인가는 모두가 다를수 있다. 김치찌개를 먹고 싶긴 하지만 계란말이를 곁들인 식사를 위해 메뉴가 다양한 식당을 선택할 수도 있다. 또는 함께하는 동료들의 다양한 선택에 따라 메뉴가 많은 식당을 고를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랏빛 세상에서의 창업 방식은 다양한 메뉴를 버리고 시작해야 한다. 많은 메뉴를 취급함으로써 재료나 서비스가 복잡해지고 선택사항이 많아질수록 업무가 늘어나고 인력과 필요자본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결정적으로 메뉴가 많다는 것은 전문성이 없다는 뜻이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모든 경쟁하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그러하다. 그것은 아주 작은 욕심에서 비롯된 치명적인 약점이다. 다양한 메뉴를 찾는 모든 손님을 받고 싶어 메뉴를 늘리고, 그 많은 메뉴를 준비하느라 점점 더 힘들어지고 상품의 질은 나빠지게 마련이고, 그 많은 메뉴 중 어떤 것에도 고객은 만족하지 못하게 되고 손님은 점점 떨어지고 그렇게 쓰러져 간다.

덮밥 하나만 파는 덮밥 전문점
덮밥 하나만 파는 덮밥 전문점

보랏빛 세상에서는 가벼워야 한다.

가벼움은 불필요한 모든 것을 버리고 제거하여 더이상 버릴 것이 없는 완벽한 상태다. 단순화해야 한다. 제공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상품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버려야 한다. 하나만 파는 식당의 강점은 너무나 많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편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하나만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진짜 전문점이 된다는 것이다. 매우 특별한 맛이나 유일한 맛이 아니어도 일정하고 일관된 맛만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나만 하게 되면 그정도 노력은 저절로 하게 될 것이다. 하나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은 점점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그 하나의 상품에 만족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가고 이 멋진 식당을 자신들의 SNS에 열심히 올리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도 최고의 마케터들을 고용하게 될 것이다.

하나만 한다는 것은 고객들로 하여금 저거 하나는 제대로 하겠구나 하는 신뢰를 주게 될 것이다. 세상에 가짜 전문점들이 넘쳐난다. 전문점 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것도, 저것도 팔고 싶은 욕심만 가득찬 거기서 거기인 식당이 너무나 많다. 전혀 인상적이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그렇게 경쟁하다 사라지고 생겨나고 또 사라질 것이다. 자영업 창업 5년 생존율이 20% 미만이라는 통계나 외식 창업자들의 1년내 폐업율이 얼마라는 등 이런 것들이 아니더라도 동네 어느곳을 다녀보아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임대, 폐업...

그런 식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제대로 준비한다는 건 철저한 상권 분석과 유행하는 특별한 아이템을 찾아 다니고 고급스럽고 매력적인 인테리어에 다양한 고객의 입맛을 겨냥한 여러 구색을 갖춘 메뉴 구성 등의 그 많은 준비가 아니라, 고객에게 주고 싶은 본질에 집중한 군더더기 없는 가벼움을 장착한 온리원의 가치, 다른 어디에서도 제공받을 수 없는 그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다. 김치찌개도 팔고, 청국장도 팔고, 삼겹살도 팔고, 순두부도 팔고 싶은 그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처음엔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어떻게 매일 그거 하나만 먹을 수 있냐고, 다른 메뉴를 찾는 고객을 놓치는거 아니냐고 걱정할 수 있다. 초반 약간의 매출 부진은 감수하고 목적의식을 가진 고객만 받으면서 시작하면 된다. 김치찌개는 저집, 딱 하나 김치찌개 밖에 팔지 않는 저 집에서 먹고 싶은 고객들이 모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어갈 것이고 대기하는 손님이 생길 것이고 대기하는 시간은 점점 앞당겨질 것이다.

그렇게 보랏빛 세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보랏빛 세상에서는 출발부터 제대로 된 가벼움을 장착하고 불필요한 모든것을 버리고 시작한다. 제공하고자 하는 메뉴를 제외한 불필요한 메뉴를 버리고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온리원의 가치를 장착하고 출발한다. 제공하는 상품의 가치를 모르거나 폄훼하는 손님을 버리고 온리원의 철학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갈 때 그것을 인지한 고객들은 어느 순간부터 '저거 하나는 저집이 최고야' 하는 찬사와 함께 자발적인 마케터가 되어 당신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제대로 된 보랏빛 창업은 메뉴를 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무엇을,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정하고 오직 그것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도 파는 식당이 아니라 그것만 파는 식당이어야 한다. 짬뽕을 찾는 고객은 다른 식당에 양보하고 오직 짜장면만 먹고 싶은 손님들에게 최고의 짜장면을 제공하는 것이다. 신촌의 짜장면 전문점 효동각처럼 말이다.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온리원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제대로 된 준비를 해야 한다.

신촌 효동각 - 짜장면 하나만 하는 짜장면 전문점
신촌 효동각 - 짜장면 하나만 하는 짜장면 전문점

이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자.

그리고 준비가 되었다면 어디서 파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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