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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덕 교수, 국방개혁은 국민과 함께...군 스스로의 노력과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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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덕 교수, 국방개혁은 국민과 함께...군 스스로의 노력과 소통 필요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0.0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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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문제를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는 국민의 인식도 중요
군은 북한뿐 아니라 주변국 위협에도 대비할 능력과 스스로의 힘을 갖추고 있어야
홍규덕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군이 비인권적이고 불합리하고 군에 가면 시간을 뺏기는 것 같은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하고, 군도 단순히 안보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산적 업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민간에서도 이제 군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말고, 군의 모든 문제가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으로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이 맡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보도 국민 총력전이라는 각오로 함께 해야 한다."

민간인 출신으로 첫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을 역임한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방개혁이 군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홍 교수는 국방개혁은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 이해와 지지, 신뢰가 없이는 국방개혁이 성공하기 어렵고, 국방개혁과 맞물리는 핵심적인 문제들이 우리 사회적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견이다.

"시민사회를 포함한 민과 군의 새로운 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군생활 중에도 전문성을 높이고 전역 이후 유망한 기업에 취업하거나 자신이 창업할 수 있는 능력배양의 시간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군에서 자신감을 높이고 상호 공감하는 역량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군과 국민의 노력, 정부의 정책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국방개혁에 앞장서 온 홍규덕 교수의 폭넓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연구실을 찾았다. 다음은 홍 교수와의 대담이다.

우리 병사들에게 더 좋은 인생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시도...어느 병사의 이야기

정치외교학과를 나왔는데 국방개혁에 앞장서는 활동을 해왔다.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한국군 병사인 저를 포인터 장군이 당시 주한미국대사인 워커 대사에게 추천해 그 분이 자신이 학장으로 복무했던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에 저를 추천했고 대사 복무 후 제 지도교수가 되어 주셨다. 제가 한미동맹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40년 전 제 얘기다. 군에서 전역 후 바로 지휘관 추천으로 미국 유학의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이는 연합사 창설 이후 전무후무한 사례다.

저는 군 특강을 가면 지휘관은 항상 부대원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살펴주고 병사들은 지휘관에게 자신의 꿈이 무었인지 말씀드려야 한다고 얘기한다.

제가 개혁실장 임무를 수락한 것은 우리 병사들에게 제가 군에서 경험했듯이 더 좋은 인생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시도였다.

그 후 숙대에서 많은 군 장교들을 배출했고 지금도 육·해·공·해병대에서 현역지휘관으로 또는 초급장교로 열심히 복무중이다. 최근 육군에 이어 공군 학군단도 창설 준비 중이다.

군도 HDP NEXUS 활동을 통한 국제사회 기여로 국격과 국민 자긍심 높일 수 있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해 달라.

한국평화활동학회를 만들어 HDP 넥서스(인도주의·개발·평화 연계)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HDP 넥서스는 인도주의적(Humanitarian) 활동을 하는 NGO들과 개발(Development) 단체, 평화(Peace) 임무를 주관하는 군 및 경찰의 시너지를 통합하는 평화 활동이다.

우리나라는 평화 공적개발원조(ODA)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을 통해 우리의 개발 경험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가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고, 평화유지군(PKO)도 보내고 있으나 이들 영역이 분리되어 있고 통합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인도주의와 개발, 평화를 서로 연계하여 이들 각자 영역의 활동들이 상호 보완되어 평화유지군 활동이 단순히 평화유지를 위한 목적에 머물지 않고 인도적 지원, 개발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제고하며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지원해야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평화활동학회는 오는 10월 26일 국방대학교 국제평화활동센터(PKO센터)와 함께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컨퍼런스에서는 PKO를 선진화하기 위해 HDP 3개 주체가 힘을 합해서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또한 UN 가입 30주년을 맞아 12월 7일~8일까지 열리는 '2021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서는 155개 국가의 국방·외교장관과 국제기구 대표, 민간 전문가 등을 초청하여 평화유지활동의 당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행사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우리나라의 역량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행사를 홍보하는데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협업이나 연계를 할 수 있나?

1993년 소말리아에 공병부대를 평화유지군으로 파견한 이래 3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병력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IT 강국답게 선진화된 방법으로 기여하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우선적으로는 코로나19 대응능력을 포함해 평화유지군이 활동하는 지역의 보건역량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어서 우리의 앞선 IT 기술을 활용해 VR이나 VX로 응급처치, 의료기술 등에 대한 교육과 보급을 진행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서는 민·관·군 협업이 중요하다고 본다. IT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요구와 목표치도 높아지는 만큼 IT 기업들의 동참도 필수적이다. 기업이 영업활동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위치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데 우리나라는 5G, 6G 시대를 말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은 4G 통신도 열악한 경우가 많다. 4G가 이전의 기술이라 해도 도태시키지 않고 필요한 나라에 지원하게 된다면 평화유지 현장에서는 아주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나 열악한 평화유지 현장에 전력이나 통신, 의료 등 한국의 앞선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면 단순히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이상의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국제사회의 요구이기도 하다.

평화유지군의 프로그램에 사회단체, 개발지원단체, 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여 한국의 기술과 의지를 공유하고 미래지향적 사업을 진행한다면 국민의 자긍심도 높이고, 한국 청년들이 향후 활동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우리나라가 병력만이 아닌 기술과 성장의 노하우를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평화유지군과 민간이 함께 한다는 것은 국민적 동의나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다.

유엔 구테헤스 사무총장이 A4P 2.0(Action for Peacekeeping 2.0 : 평화를 위한 행동계획 2.0)을 확대하고 국제적 공동노력을 통해 유엔 평화유지 활동의 효과적 업무수행을 추구하면서 대한민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의 힘만으로 하려 하지 말고 우리의 장점을 살리면서 유럽의 선진국이나 주요 우호국들과 협력해 나간다면 매우 좋은 업적과 함께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21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통해 한국의 기여방안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평화활동학회에서 다양한 용역사업과 대국민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평화유지 현장이 이전보다 더욱 힘들어졌다. 우리의 역할과 임무가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군에 대한 일부 회의적 시선도 있지만 이처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국격을 높이고, 인류에 대한 존중과 봉사를 지속하고 있는 군에 대해 국민의 따뜻한 응원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는 군이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 사회단체들과 함께 한다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군에 대한 국민의 자긍심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레바논 평화유지군 동명부대에 방문했을 때 부대 옆 오렌지밭에서 다량의 쓰레기 소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현재 10년째 우리 군이 근무를 하고 있지만 레바논은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해 현장에서 소각을 하는데 다이옥신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부대에 여분의 숙박시설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우수한 쓰레기 처리 기술과 기술팀을 모셔와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군은 민간기술자와 함께 문제 해결을 할 시도를 못하고 있다.

물론 민간인 파견에는 위험부담도 따르고 정부의 부서간 업무 협조 등 정책적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민과 군, 기업과 정부, 여러 NGO 단체 등이 함께 협업하여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방개혁은 국민과 함께...군 스스로의 노력과 소통, 군 병력의 인력재설계 등 필요

민간인 최초의 국방개혁실장을 지내셨다. 최근에도 군의 기강해이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방개혁은 2006년 '국방 개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15년째 추진되고 있다. 2020년을 목표로 '선진 정예강군 육성'을 목표로 추진해 왔지만 예산 확보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으며 2030년까지 목표를 연장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개혁이라는 말이 너무 일상화되고 개혁에 안주한다는 비판도 나타난다.

군에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분명 이전보다 성과도 내고 있지만 국민 기대에 못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군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주로 인권과 병영문화 혁신에 중심을 두고 개혁이 이루어지다 보니 지휘권 확립, 훈련, 규율 등에는 소홀해진 측면도 있다.

병사들에게는 군 복무의 의미, 군대의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 동기부여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휘관과의 의사소통, 군의 기강, 지휘계통의 작동방식 등에 대한 이해와 설득,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지휘관과 병사간의 일체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군이 국민과 함께 하기 위한 소통도 필요하다.

국방개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개혁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

국방개혁은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 국방개혁의 한 부분으로 병력을 줄이고 군부대를 해체해 왔다. 그동안 전방 군단과 사단을 해체하다 보니 일부 군부대가 철수한 지역에서는 인구감소와 함께 지역경제가 크게 쇠퇴하는 현상을 보여 지역사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향후에는 민군 상생이 잘 이루어지도록 지역사회와의 소통 과정을 거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구 소멸지역에 대한 배려, 군 부대 주변에 복합 타운을 구축하거나 첨단 과학단지를 유치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관심이 필요하다.

군 부대 근처에 방산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다양한 기업과 특성화고, 대학 등이 함께 발전하게 한다면 군과 지역상생의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과학기술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군에서도 가능하다. 러시아 같은 경우는 과학중대를 운영하며 우수한 청년인력을 군에 적극 유치하고 있다.

특성화 고교 졸업생이나 군복무를 희망하는 여성 등 우수한 인력을 군 특기병으로 받아서 운영하면 자연스럽게 징집을 줄이고 모병의 효과를 이룰 수가 있다. 이들이 군에 필요한 장비, 시스템, SW 개발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우수한 소총으로 평가받는 아카보 소총(AK-47)도 러시아군이 운영하는 과학캠프에서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주의권 최고의 병기로 북한도 이 총을 사용한다. 이처럼 군에서도 우수한 과학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징집을 줄이고 모병을 늘리는 효과를 이룰 수 있다.

▶ 여성인력 확대 등 병력 자원에 대한 개혁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군의 병력 자원도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1971년 출생 신생아가 104만명 수준이었던 것이 2020년 28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남녀를 반반으로 계산하면 병력 자원은 14만명 이하다. 군에 가기 어려운 인원을 제외하면 가용 인력은 약 12만명 수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병력에 대한 인력재설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군 총병력을 50만명 수준까지 낮추려는 국방개혁이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2차 인구절벽이 예상되며, 그럴 경우 35만 정도도 채우기 어렵다. 전투 자원이 아닌 부분의 보완을 기업이나 전문 특기 인력, 여성 인력, 군경의 은퇴자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행정, 군수, 보급, 취사, 운전, 수송, 유류지원이나 근무지원 등에서는 여성인력의 활용을 좀더 높일 여지가 있다. 외국에서도 군은 전투임무에 충실하고 보급과 지원업무는 민간회사가 담당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우리 군에서도 여성인력을 5.5%에서 8.8% 수준까지 높이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충당하기 쉽지 않다. 여성의 근무여건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보다 많은 여성인력이 군에 종사하게 하려면 복무여건, 인센티브가 좀더 강화되어야 한다. 장기 복무를 희망하는 여성인력의 경우에도 진급이나 복무 기회에 대한 적정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

또한 군 내부에서의 진급 사다리를 놓아 주어야 한다. 군이 적성에 잘 맞고 좋은 성과를 내는 병사는 부사관, 장교로 진급할 수 있도록 하고 이들 인력자원을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개혁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이어온 관행을 깨기 어렵고 각 병과의 이해관계 등으로 여성을 확보해도 이들이 상위직 진출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혁에 부정적인 의견과 논리는 많다. 유사시의 대응 능력을 들고 있지만 유사시 국민 전체의 총력전이 되는 현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유사시에는 군과 민이 따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이 국방 개혁에 대한 철학, 방법, 개혁할 내용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지길 기대

대선 후보들의 모병제 공약이 나오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모병제가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일본의 경우 자위대를 모병으로 하지만 인력을 다 채우지 못한다. 대만도 모병제로 전환한 적이 있지만 지원자가 적어 실패한 사례로 분류되고 '모병징병병행제'로 회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병제가 성공하려면 사회에서 기업에 다니는 수준 이상으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비용도 많이 들고 그 외에도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급격한 모병제로의 전환보다는 인력재설계를 통해서 점진적으로 징병의 숫자는 줄여가고, 전문 특기병을 모집하는 모병제를 순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남과 북이 대치한 전시상황이기도 하며 한번 징병제를 무너뜨리면 큰 혼란이 올 수 있고, 복원하기도 어렵다. 현재는 징병제의 근간을 유지하고 인력재배치와 특기병과를 늘리면서 향후의 과제를 고민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과학기술을 이용한 무기 현대화 작업으로 인력자원의 부족을 채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군의 근간을 이루는 인력 구조를 채우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나오고 있는데 국방 개혁에 대해서도 무엇을 개혁할지, 어떻게 국민들의 합의를 모아갈지, 결정된 일을 어떻게 신속하게 실천에 옮길 것인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다.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되든 새로운 정부에서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새 정부를 시작한다면 이전의 개혁 법안에 의거해 따라가는 수밖에 없게 된다. 대선 후보들이 국방 개혁에 대한 철학, 방법, 개혁할 내용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군의 미래를 위해 더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한 가지만 사례를 들어 달라.

미국 바이든 정부가 '탄소중립'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 국방부도 고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현대차의 경우 엔진차량을 2030년부터 생산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군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방 작전지역에도 전기차나 수소차 운행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미래 기술력에도 민과 군의 협력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

북한뿐 아니라 주변국 위협에도 대비할 능력과 스스로의 힘을 갖추고 있어야

남북 대치라는 특수상황이 오래 계속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인데 북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자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도발 속에서도 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한 제안을 국제사회에 내놓았다.

평화를 위한 현 정부의 승부수이겠지만 먼저 국민이 북한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북한을 위협하지 않고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 결국 북한도 비핵화와 평화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매우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부분은 신중해야 하고 우리의 힘과 기술력에 입각한 강력한 의지 속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주변국들의 상황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북한만을 향한 국방의 대비가 아니라 주변국의 위협에도 대처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의 주변국가는 모두 강대국들이다. 이들 국가의 잠재적 위협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힘이 있어야 한다.

호주가 중국과의 갈등에서 자신들의 강점을 잘 전략화하며 강력한 의지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미국과의 협력도 주효했다고 본다. 결과를 보았을 때 지도자의 의지와 국민의 단합된 힘이 국력의 차이에도 그 차이를 좁히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한다.

또 하나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집중과 선택이다. 반도체 기술이나 체조의 도마, 양궁 등과 같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노력을 기울인다면 주변 강대국이라 해도 우리나라를 함부도 대할 수 없을 것이다. 호주가 그런 한 사례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대해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중국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고 친밀한 이웃으로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호 이해와 공감으로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도 늘 그렇게 강의한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중국에 앞서가는 분야가 많아지도록 노력하고 매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선택한 가치와 긍지는 소중히 해야 한다. 이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는 추호의 타협도 없다는 것을 자신있게 중국에 얘기할 수 있어야 중국도 우리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는 중요한 자산이다. 일부 이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지만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과 연합하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것을 더욱 공고하게 관리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의 관계때문에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손실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더 많이 참아야 한다는 관점은 시대정신이나 젊은 세대의 의식에도 맞지 않는다.

등가의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의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겠다는 자세는 매우 현실적이지 못하고 가능하지도 않다. 명확한 긍지와 우리가 가진 가치, 동맹의 결속력은 양보할 수 없는 요소이고 중국에도 우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홍규덕 교수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미래경제뉴스

군을 바라보는 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한민국이 북한만을 대비하고 바라보는 국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방의 입장에서도 지역과 세계를 바라보아야 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행동하는 국가의 위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젊은이들도 어깨를 펴고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문화 영역에서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외교나 안보, 국방의 영역에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 이런 분야에서도 날개를 펴고 수준에 도달하도록 정치인, 사회 지도자들이 더 힘을 내고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국민들께서도 우리 군이 신뢰받는 군으로 더욱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너그럽게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우리 자제들이 군에서 애국심과 인내심, 자신감과 강인한 체력, 협력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선진병영 문화를 만들도록 다함께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홍규덕 교수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민간인 최초의 국방개혁실장, 군구조·국방운영개혁추진실장,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국방·외교 전문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후진을 양성하고 있으며 국가보안학회 회장, 평화활동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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