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너와 수평선 / 정상조
노을빛에는 사연이 있지
파도에 나풀나풀 앉아서
젖어들어 밀려오면서
너를 업고 걸어서 만든 길
파도로 깎아 만든 길에는
색채가 깔려있다
부둣가에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던 길
눈물도 잔잔하게
길을 내는 수평선
물고기 옷을 입고
풍덩 빨려 들어가
헤엄쳐 가고 있었을까
물 위로 떠오를 때마다
가쁜 숨 노을에 섞여서
밀려오고 밀려가고
부둣가에 앉아서
파도의 한 겹 한 겹에
눈물을 붙이는 너는
텅 빈 눈길로
수평선에 색을 입힌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