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묵선(墨線) / 정상조
고독한 것은
생각이 많은 것인지
붓으로 줄을 긋는
묵선의 나이테
세찬 바람이 새긴
곡절의 굴곡에서
초록을 살 찌우는데
세월은 늙는 것인지
번민의 나이테를 지나
벌레 먹는 잎이라도
마르지 않는 푸르름
꽃이 피어도 그리운
짙고 연하여 뚫린
숲속 하늘
묵선으로 그어진
잡념 끌어다가
고독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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