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얼어붙은 강물 위에서 / 정상조
얼음 위 눈 쌓이고
그 위에 햇빛 끓이면
너에게 빛이 튀어서
나를 눈멀게 한다
뾰족한 나무 끝이
손끝 튕기며 춤을 추고
순톨이 입술 열어 노래하면
얼음 위 빛들도 춤을 춘다
나무 끝 위에서
내 노래에 내가
춤으로 너와 손을 맞잡고
물닭들이 우두커니 서있어도
발이 얼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춤 때문이 아닌지
우리 한가득 슬픔이 있어도
반사된 빛에 눈부시고 나면
내 눈도 너로 멀겠지
그 빛에 나도 눈이 멀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얼어붙은 강물 위에서
내 춤이 반사되는 것을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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