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옥의 시요일]

가을 Ⅱ / 임병옥
눈이 시리도록 부셔서
하늘을 보니
가을이네요
바람이 차서
옷깃을 여미니
가을이네요
귀뚜라미 소리 낯익어
귀 기울이니
가을이네요
허수아비 옷 헤져
갈아 입히니
가을이네요
비바람에 나부껴 헤진
허수아비 덕에 이 가을이 풍성하니
우리네 마음도 넉넉하네요
▣ 에필로그
어느 계절에 사랑을 하는가?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다워서, 겨울은 겨울대로.
사계절이 뚜렷한 복 받은 땅에 사는 나는 사계를 모두 사랑한다. 사랑도 사계 모두에 뜨겁게 한다.
어디에 눈을 돌려도 넉넉함이요, 어디에 손을 뻗어도 사랑이 잡힌다. 혹여 못한 사랑이 있다면 이 가을에 사랑을 해보자. 다가오는 겨울에 옆구리 시림을 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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