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시 시작하기 좋은 시간.
새해가 밝았다. 당신의 지난 한 해는 어떠했을까? 이루지 못한 목표들과 계획들이 아쉽게 남아있지는 않은가? 새해는 언제나 조금 설레고 새로운 희망이 가득 찬 시기다. 아마 작년의 새해 역시 그랬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당신이 한 해라는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갔느냐에 따라 어떻게 지냈는 지 모를 일 년이 됐을 수도 있고 되돌아보면 뿌듯한 일들로 가득했을 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는 지난 일 년을 잘 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격려해줘야 한다. 특히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해를 무사히 마쳤으니까. 그러나 당신의 목표가 단순히 ‘살아내기’가 아니라 ‘행복을 이루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면, 지난 한 해의 계획들이 순조롭지 못했다면 지금, 다시 시작하기 좋은 시간이다.
새해를 맞아 당신의 용기를 북돋아 줄 영화 ‘조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나의 모습, 어쩌면 당신의 모습
조이는 실화영화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여성 CEO다. 그녀가 직접 개발한 걸레 ‘미라클몹’은 미국 홈쇼핑역사상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부터 성공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조이는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실제는 세 아이의 엄마다) 아빠와 이혼한 후 TV중독에 빠져 있는 엄마와 돈이 없어 이혼한 뒤에도 지하에 살고 있는 남편과,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조이의 집을 드나드는 아빠까지 건사하고 있다. 하루를 살아내는 데 모든 시간과 노력을 다 써야 하는 조이는 17년 전 자신이 섬세하게 만들어내던 종이 집과 꿈이 있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현실은 터진 배관을 고쳐야하고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를 재워야 하고 회사에서는 야간조로 옮기는 신세가 된다.
“감옥에 갇힌 기분이야”
극 중 조이는 힘든 하루를 마치고 누워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현실에 쫓기고 쫓겨가다 보면 행복을 찾으러 갈 시간과 여유를 잃고 만다. 특히 역할이 늘어날수록 그렇다. 아이가 생기고 나 역시 양육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 역시 큰 행복이지만 그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나의 존재’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누구도 완벽하게 시작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한 후에 그 존재를 알게 된다. 때문에 그들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조이’에서 그녀도 처음부터 성공한 CEO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와는 너무나 큰 간격이 있었다. 그녀는 와인을 마시다 잔을 깨뜨리고 그걸 닦는 과정에서 손을 다치게 된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 손으로 짜지 않아도 되는 걸레를 구상하게 되고 아이의 크레파스를 빌려 제품스케치를 시작한다. 그게 시작이었다. 누가 보면 애들이 그린 장난 같은 그림이 그녀를 성공하게 한 출발점이었다. 그 스케치를 바탕으로 조이는 계속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고 투자자를 찾는다. 주변에서는 그녀의 성공을 의심하고 가정주부나 하라는 무시도 당한다. 어렵게 제품을 만들었지만 판로도 없고 무작정 영업을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실패는 모두에게 두렵다. 하지만 실패 없이 결코 성장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는 것을 영화는 알려준다.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조이의 제품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방향의 전환, 피보팅을 통한 개척
마트 앞에서 걸레 시연을 하며 발로 영업을 뛰던 조이는 전남편의 소개로 홈쇼핑에 물건을 팔 기회를 얻게 된다. 겨우 기회를 얻게 되지만 제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쇼호스트 때문에 한 개도 팔지 못한 채 빚더미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한 번 방향을 전환한다. 연예인들만 물건을 판매하던 룰을 깨고 자신이 직접 걸레를 팔기로 한 것이다. 누구보다 가정주부로서의 고충과 걸레의 효과를 잘 알고 있는 그녀는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설명하고 성공적으로 판매하기에 이른다. 이전 칼럼에서 다뤘던 ‘테스트베드 사고방식’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신속하고 빠르게 만들고 이를 보완하고 수정해나가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그녀 역시 실천했던 것이다.
마음의 근력, 그것이 성공의 시간을 만든다
홈쇼핑에서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조이는 또다시 시련에 봉착한다. 걸레의 막대봉을 생산하는 업체가 가격을 올린데다 그녀의 디자인특허까지 빼앗아가려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다시 파산위기에 몰린 그녀는 절망한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실업자 애엄마한테 헛바람을 넣었잖아. 싸구려 케이블 채널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가정용품을 팔라고. 내가 쟤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말리지 못한 게 실수였어”
영화에서 조이의 아버지 대사다.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하는 딸에게 비수를 꽂는다. 조이 역시 절망해서 자신이 스케치했던 종이를 모두 찢어버리지만 그녀의 절망은 다시 의지로 바뀐다. 그녀는 직접 특허권 분쟁을 해결하고 자신이 홈쇼핑 CEO로 성장한다.
꼭 사업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또는 업무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실패와 만난다. 실패는 아무리 많이 해도 늘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입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받아들이고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상처받거나 실패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두렵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해서 도망쳐버리거나 주저앉아버린다면 그 이후의 결말을 볼 수 없다. 두시간의 영화를 열심히 보다가 마지막 결말 5분을 놓쳐버리게 될 지도 모른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실패를 발판삼아 자신의 계획과 목표를 수정해나갔다. 그것이 당장은 멀어보일지라도 목표를 가장 가깝게 끌어당겨준다.
올해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그 목표를 최단거리로 달려가기 위해서 지금, 다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시간은 내일도 어김없이 당신에게 다시 오지 않을 24시간을 열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