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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Arts
[정상조의 명상여행]
겨울의 봄
2023. 12. 24 by 정상조 시인
이미지:미래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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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봄 / 정상조

물 묻은 새벽
물이 그녀의 살결같이
봄을 기다린다

눈길조차 없는 산
봄이라고 꽃을 피워도
보아주는 이 없는 숲속
겨울비가 너를 품으며
새벽을 깨운다

누가 앙상한 겨울이라 말하는가
차가움에 몸을 씻으며
봄을 기다리는 것이지

누가 외롭다 말하는가
나무의 몸통 속에서
바쁜 기계 소리 들려온다
고요히 들려오는
봄을 짓는 소리

마른 가지에 입술을 대면
움찔움찔 꽃으로 피어
색과 향기를 빚어낼
외로움이 있다

꽃 아니어도 좋다
앙상한 가지에는
이미 한가득 숨소리

겨울산에서
꽃을 빚어내는
겨울비에 묻어오는 숨결
너는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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