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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자기자신을 의심하지 말 것
2021. 11. 29 by 이에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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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강변에 있는 리조트에 강의를 하러 간 적이 있다. 강의는 오후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됐다. 강의가 끝났을 무렵은 주위가 캄캄했고 서둘러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강 주변이다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몇 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았다. 리조트가 외딴 곳에 있다보니 구불구불한 강변도로로 이어진 길을 계속 가야했는데 비상등을 켜고 저속으로 가는데도 무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오른편은 강으로 이어지는 절벽이었다. 그날의 안개 속에서 가장 불안했던 것은 이 길이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막막함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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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이루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알 수 없기에 우리는 때때로 자기 자신을 의심한다.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걸까, 잘못된 목표를 설정한 것은 아닐까, 괜히 시작한 건 아닐까, 나한테 그만한 능력이 없는 건지도 몰라’ 이러한 생각들은 목표에 대한 열정을 흐려지게 만들고 자포자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프리랜서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없이는 오래 버티기 더 어렵다. 직장에서처럼 돈을 매월 따박따박 받을 수도 없고 때로는 한달, 두달 동안 일 없이 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기세 좋게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특히 프리랜서가 된 초반에는 자신에게 일을 맡기는 곳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 쉽게 자기자신의 능력이나 결정에 대해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TV를 틀면 자주 볼 수 있는 김성주 아나운서 역시 프리선언 후 1년 동안 일이 없어 백수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를 프로그램에서 한 적이 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가 혼자 자신의 앞길을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외로움이라고 했다. 일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데 자기 자신을 믿고 방송을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프리선언 이전보다 30 배 이상 수입을 올리는 진행자가 되었다. 일이 없던 시기에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과 안정된 직장을 나왔다는 회의감에 프리 아나운서 활동을 포기했다면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결과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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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신을 믿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자기자신을 믿는 것만이 목표를 이루는 최단경로로 이끌어준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작가’라는 목표가 있었다. 중,고등학교때 백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입상한 적도 많았다. 나름대로 재능이 있다고도 믿고 있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에 원서를 냈다. 1차 필기시험에 합격했는데 2차 실기&면접에서 떨어졌다. 2차 시험은 제한시간 안에 작문을 하고 그 작문과 미리 과제로 내 준 5개의 희극에 대한 구술면접이 함께 진행되었다. 면접을 진행하는 교수님들은 내 글에 대한 비판을 하셨다. 물론 떨어졌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많이 울었다. 글을 쓰는 재능에 대한 의심이 들었고 결국 대학교에서 글을 쓰는 것과 전혀 상관없는 전공을 선택했다. 그 후로 26살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글을 쓰지 않았다. 지금 쓰고 있는 시간관리 책이 공식적인 첫 번째 저서가 되는데 그렇게 본다면 나도 목표를 이루는 데 많은 시간을 돌아오게 된 것이다. 중학교 때 품은 꿈을 이루는 데 20년이란 시간이 걸린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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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를 통해 자신이 세운 목표를 최단시간에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만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 달려가는 상황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을 함부로 의심하고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슬램덩크의 ‘강백호’는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다.  농구초보인 강백호는 늘 스스로 ‘천재’라고 부른다. 자신이 팀의 주역이고 승리로 이끈다는 것에 확신이 차 있다. 주변에서 황당해하고 터무니없다고 해도 스스로 믿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믿음은 강백호가 초보인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연습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고민하게 만들고 결국 그는 시합에서 승패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역할로 변모해간다. 주변 사람들도 그가 천재라는 것을 믿게 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이미 증명된 바 있다.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라틴어로 “내가 기쁘게 해주겠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효과가 없음에도 사람의 믿음으로 인해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과대학 재활연구소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만성 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환자 중 일부환자들에게는 진통제를 일부 환자들에게는 설탕으로 만든 정제를 투여한 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뇌가 어떤 반응을 하는 지 관찰했다. 설탕 정제를 투여한 환자들에게서는 진통제를 투여받은 환자와 뇌의 다른 부분이 활성화되었다. 중전두회가 반응했는데 이는 감정과 결정이 이루어지는 부위다. 
2009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감기환자에게 가짜 알약을 주었을 때 약을 주지 않은 군보다 더 빨리 회복되었다는 결과도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나 연구의 불완전성이 지적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 행동과 결과에 다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던 ‘해리포터’에서도 이러한 믿음의 긍정적 결과가 등장한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편에서 론은 튀디치 시합을 앞두고 의기소침해 있다. 해리포터는 ‘행운의 물약’을 탄 음료를 건네고 론은 게임에서 영웅적인 성과를 내게 된다. 하지만 해리포터는 약을 타지 않았다고 말한다. 결국 심리적인 믿음이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어 냈을 뿐이다.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은 자신이 세운 목표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에 대해 믿는 것이다. 그 믿음이 실행에 대한 용기와 추진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관리의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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