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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함께하지 말자
2021. 10. 16 by 이에렌 기자

고등학교 동창 중에 약속시간에 매 번 늦는 친구가 있었다. 적게는 십 분에서 한 시간도 더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갔지만 습관적으로 늦게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모습에 화가 났다. 하루는 함께 어울리던 다른 친구가 그 친구에게만 약속시간을 30분 앞당겨 알려주었다. 약속시간이 30분 후라는 것을 몰랐던 친구는 진짜 약속시간보다 십분 정도 일찍 도착했고 그날 모인 네 명 중 늦은 친구는 없었다. 하지만 다음 약속 때 어김없이 지각을 했고 그 친구와는 만나지 않게 되었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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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대인관계는 넓고 얕은 데서 좁고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인생과 함께 걸어나갈 의미 있는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시간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아 상대를 기다리는 데 허비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그 관계는 좋은 인맥으로 남기 어렵다. 나는 삼진아웃제를 이용한다. 특별한 이유(생각하기에 타당한)없이 세 번 이상 약속에 늦는 사람과의 관계는 심각하게 그 관계를 이어나갈 것인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과감히 인맥을 정리한다. 자주 늦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이어나가고픈 장점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에게 약속을 잘 지켜달라고 얘기한다. 만약 정말 당신을 소중한 인맥으로 생각한다면 당신의 시간을 제멋대로 낭비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한두번쯤 특별한 사정이나 이유로 늦는 것이 아니라 빈번하게 당신과의 만남에 지각을 일삼는 사람과는 빠르게 작별을 고하는 것이 인맥관리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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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당신이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자주 지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이 그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지 않거나 ‘우정’이라는 것을 빌미로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지키고 싶은 인맥이라면 당장 시간을 잘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쪽에서 당신에게 작별을 고하기 전에 말이다. 

개인적인 인맥에서도 그렇지만 업무상으로 만나는 인맥은 더더욱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프리랜서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고 ‘신뢰’이다. 
프리랜서는 주로 팀으로 일하기보다 단독으로 일을 맡아 처리한다. 때문에 맡은 업무를 약속한 시간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그 손해는 몽땅 당신을 믿고 일을 맡긴 상대에게 돌아가게 된다. 마감시한조차 지키지 않는 프리랜서에게 다시 일을 맡길 멍청이는 별로 없다. 때문에 프리랜서에게 ‘시간약속’이란 뛰어난 업무능력보다 중요한 ‘기본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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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사를 다녔을 때 나를 포함한 신입사원은 모두 열 명이었다. 부서배치를 받기 전 몇 개월 동안 신입사원교육만 똑같이 받았는데 연말에 지급되는 인센티브 금액이 서로 달랐다. 그 이유는 바로 시간 때문이었다. 나는 당시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은 곳에서 강남까지 출퇴근을 했는데 버스가 수시로 막히는 구간이 있었다. 지각하지 않기 위해 아예 일찍 출발했고 9시가 출근시간이었지만 8시 전에 회사에 도착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의 본부장은 8시가 조금 넘는 시간에 출근해서 이미 도착해있는 사원들 몇 명을 데려다 종종 아침을 사주셨다. 동일한 교육을 받았지만 인센티브 금액을 가장 많이 받게 된 이유였다. 시간을 잘 지킨다는 인상은 일을 잘할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다. 말 그대로 업무의 ‘기본기’가 된 것이다. 그 경험은 이후에 프리랜서가 됐을 때도 시간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는 바탕이 되었다.

프리랜서 강사는 특히나 시간에 예민해야 하는 직업이다. 출강하는 기관에서 요청한 시간에 지각을 한다면 당장 강의가 펑크 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강사료가 대부분 시간당 책정돼 지급되기 때문에 돈을 주고 강의를 요청했는데 지각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일하기 싫다는 것과 같다. 한 교육업체와 파트너강사로 일할 때의 일이다. 지각을 일삼는 강사가 있었는데 지각의 이유가 매번 다양했다.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 네비가 엉뚱한 곳으로 잘못 안내했다, 고속도로에 사고가 났다, 몸이 갑작스레 아팠다 등등... 열 번 강의를 나가면 8번은 지각을 하는 수준이었다. 업체 담당자는 사람이 좋기로 소문난 인물이었지만 결국에는 소리를 지르며 그 강사의 시간관념에 대해 화를 냈다. 그 이후로 해당업체에서 그 강사에게 강의를 요청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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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념도 일종의 습관과 같다. 시간의 한계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노력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시간개념과 밀도 있게 쓸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분명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그렇게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 좋은 시간관리의 방법을 알기 위해 자기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당신이 시간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할 이유는 없다. 특히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수준과 인격을 알 수 있다고 하듯이 시간개념이 없는 사람과 어울리다보면 당신도 영향을 받거나 평판이 나빠질 수도 있다.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목표에 도달하거나 행복을 누리는 데 유리하다.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고역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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