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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대학은 기술교육 중심으로 가는 게 바람직 전학년 전액 장학금과 월 100만원 교육지원금 지급하는 AI BaseCamp 과정으로 우수 인재 양성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따뜻한 대학으로 이끌고 싶어
인천재능대학교 김진형 총장, 진입장벽이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대학으로 나아가겠다
2021. 10. 16 by 이광희 기자
김진형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김진형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전문대학은 기술교육 중심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천재능대학교의 바이오 관련 학과에서는 이미 기술교육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취임 한 달째를 맞이한 인천재능대학교 김진형 총장은 전문대학이 가야할 방향을 기술교육 중심으로 명확히 했다. 갈수록 대학 적령기 학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대학 진학자가 30만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대학마다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대학가에서는 '벗꽃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씁쓸한 농담이 돌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전국 동시다발로 망할 것'이라며 당혹감을 표하기도 한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각 대학은 저마다의 특화된 차별성을 내세우며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스스로를 '꿈꾸는 교수, 인천재능대학에 큰 꿈을 실은 교수'라고 소개한 신임 김진형 총장은 전문대학이 가야할 방향과 비전,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역량을 갖추어 학생들을 내보내야 대학이 성공할 수 있다. 인천재능대학은 2년만에 기업 현장에서 꼭 필요로 하는 실무역량의 AI-SW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1세대 SW 개발자, AI 선구자로 불리며 인천재능대학교에 지난 9월 1일 취임한 김진형 교수를 찾아 대학 생존의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총장에 취임하신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에도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우리 대학이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대학이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런 기준을 잡아서 우리 대학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 목표를 정하고 정해지면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천재능대학교는 '미래를 선도하는 AI & Bio Frontier'라는 선언을 통해 건학이념을 실현해가고 있다. Bio Frontier라는 말에 걸맞게 바이오 관련 학과에서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특성대학을 추구하는 송도캠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인접해 있는데 송도캠퍼스에 삼성바이로로직스와 같은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강의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들이 하기도 하고 실습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똑같은 시설에서 한다.

실험이나 실습에 필요한 영어 교육부터 실험, 발효, 데이터 분석 등 강의가 실무 수준으로 특화되어 있어 취업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당연히 학생들의 관심이 많고 바이오 관련 학과의 인기가 높다.

이런 결과는 결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업무능력을 가진 인력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요즘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렵다. 대학생들이 쏟아져 나와도 기업은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기업에 필요한 업무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이 기업에 꼭 필요한 업무능력이나 기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AI 관련 학과도 송도 캠퍼스의 바이오 학과와 같은 방법으로 특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여러가지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 AI선구자로 불리셨는데 특히 인천재능대의 AI 특화에 대한 기대도 클 것 같습니다. 

신입생을 각 고등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선발하고 기숙사와 월 100만원의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주어 AI-SW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고 나부터 기금을 냈다.

'JEIU AI Base Camp(이하 AIBC)'라는 프로젝트로 'AI & SW 우수인재 특별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올해는 시범적으로 10여명을 양성하고 내년 이후엔 40~5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 커리큘럼도 1년 반 동안은 학교에서 교육하고, 6개월 동안은 기업 현장의 인턴으로 업무에 적응케 하도록 운영할 예정으로 있다.

AIBC는 전학년 전액 장학금과 월 100만원의 교육지원금을 지원하고 2학년 2학기에는 IT기업에 인턴십으로 조기취업하여 자신의 역량을 고도화시키면서 안정적인 취업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Hackathon, Capstone Design Project 등 특화된 프로젝트 중심의 교수법을 적용하고 Micro 단위의 AI 핵심지식과 융합(AI+X) 역량을 높이는 실무교육을 제공한다.

졸업생의 취업 지원을 위해 총장이 직접 최우량 AI & IT 기업에 추천하고, AI One Stop 취업지원시스템도 운영한다. 창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SW기반 창업 컨설팅도 추진하여 미래의 유니콘 기업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어느 수준이고, 이를 준비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No Coding, Low Coding'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 맨땅에 헤딩하듯 모든 코딩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업무는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솔루션들이 오픈 소스나 모듈화 공개가 이루어져 있어 이들 공개된 소스를 잘 활용하고 적용해 유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역량이 필요하다. 어찌보면 코딩 자체의 능력보다는 플랫폼을 잘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능력과 기획한 서비스를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더욱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영역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개발하는 영역에 대한 교육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지금 인공지능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넌센스다. 이미 99% 성공률의 인식기술이 있다. 이것을 API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드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분야를 본다면 아바타를 생성하는 툴은 이미 많이 공급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툴을 만드는 인재가 아니라 그 툴을 능숙하게 다루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려고 한다.

툴이나 플랫폼은 네이버, 구글, 아마존 등 역량이 큰 기업들에서 담당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툴을 잘 활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려는 것이다. 좁은 영역으로 들어가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인력은 향후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출처:인천재능대학교 홈페이지

그동안 4년제 종합대학과 전문대학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 있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이 높아지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십니까?

학과 통합 및 명예퇴직제 운영도 고려하고 있다. 학생들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지금 개혁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학생의 감소를 감내하더라도 개혁을 이루어간다면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경쟁력을 갖춘 강소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소규모로 나누어진 IT 학과를 통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학과의 이름도 바꾸고 융합의 시대에 맞게 영역도 확장하여 유사한 학과끼리는 큰 학과로 통합하고 학과 수를 줄이는 것이다. 4차산업 서비스에 관련한 학과로 신설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드론학과' 같은 학과도 신설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드론을 만드는 학과가 아니라 드론 서비스를 활용해 콘트롤하고 군집비행, 영상 분석, 편집, 수색 등 전문대학에서 특성화할 수 있는 좋은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외국인 학생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활력있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다. 단순히 학생 수를 채우거나 수익을 위한 외국인 학생 유치가 아니라 우리가 잘하는 분야를 외국 학생들과 공유하는 마음으로 학점 교류나 교환학생 등 뒷받침을 해나가려고 한다.

인천재능대학의 차별화된 비전을 공유해 주신다면?

첫째로 우리 대학은 진입장벽이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대학으로 가겠다. 이제 전문대학의 신입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년령대의 학생으로 한정할 수 없다. 오히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또는 석사든 일반인이든 누구든지 자신이 평생하고 싶고 직업으로 삼고 싶은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기술중심 대학으로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자질과 열정이 우수한 입학생 유치에 노력할 계획이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사회에서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인생의 진로를 마련해주는 작더라도 강한, 즉 강소대학이 되어야 한다.

둘째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따뜻한 학교로 나아가려 한다. 현재 재능교육을 실현하는 유치원도 지역사회에 인기가 높다.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이나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함께 하는 사랑받는 교육기관을 꿈꾼다.

셋째는 AI & 바이오에 이어 '디지털 디자인'에 특화된 영역을 구축하고 싶다. 미래엔 산업의 어느 영역에서나 문화기술, 또는 예술적 감각이 융합된 디자인을 추구할 것으로 본다. 자동차 같은 제조업이나 플랫폼의 UI, UX 등 디지털 디자인에 특화된 인력, 다자인 도구를 잘 사용하는 인력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송도캠퍼스는 이런 영역에서 기술학과 중심으로 운영해나가고, 송림캠퍼스는 지역사회와의 커뮤니티, 봉사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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