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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 & Negotiation(소통과 협상)
2021. 08. 29 by 이영기 Global CEO Academy 주임교수
이영기 Global CEO Academy 주임교수

딸이 프랑스 유학 가서 전공 필수로 수강했던 과목이 Communication and Negotiation(소통과 협상) 였다고 합니다.
Communication은 소통, 통신 또는 연락, 교신을 뜻하고, 좀 넓은 의미로는 나눔, 전달 정보 등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요.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Negotiation 즉 협상은 교섭, 절충, 담판, 섭외 등 여러가지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용이지요.

프랑스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사회 공익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 사회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Communication & Negotiation 교육과정이 일조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이런 Communication and Negotiation을 줄여서 편의상 “C&N”이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C&N은 인간관계에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고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봅니다.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엄마를 향해서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우는 것이지요.
주위와 소통을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엄마는 거기에 대해서 맞대응을 하면서 소통에 대해 화답하지요. 아이가 계속 울면 협상이 시작이 됩니다. 젖을 달라는 것인지 기저귀를 갈아 달라는 것인지 파악해서 고객 만족을 시켜야 하겠지요.
다분히 일방적인 요구이지만 육아 과정은 곧 비즈니스의 한 축소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존감과 사회성에 따른 자아인식 욕구가 강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나 자신이 품고 있는 이상, 가치에 대해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소통을 원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하는 부드러운 소통 대화도 있겠지만 가끔은 일방적이 되어 상대를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 상대가 불편해 하면 강압적이 되기도 하고 상대가 듣지 않으면 폭력적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합니다.

이런 욕망의 사회성은 건전한 의미로는 비즈니스 출발이고 가치 창출과 사회 기여에 따른 보람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통의 전제가 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화 즉 마주하고 말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양방향 소통이어야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잘 말해야 하고, 또 잘 들어야 합니다.

사실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훨씬 어렵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듣는 것이 지혜의 출발이 되기도 하지요. 경청을 하면 지혜가 가치로 공유됩니다. 그냥 가만히 들어도 좋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공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면 대화는 무르익게 됩니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요 그 때도 간간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또 먼저 말한 사람은 그 반론에 대해서 또 귀담아 듣고 조율하는 협상 과정을 거치면 모든 대화는 평화롭게 끝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최근에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면서 이런 소통 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는 상대에게 ‘좋아요’를 누르거나 ‘구독’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디지털화된 소통 방식은 C&N입장에서는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구독자가 많고 팔로워가 늘어나면 어느 순간 이 유튜버는 인플루언서로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기업들이 달려들어서 큰 돈을 주고 자기들 상품에 대한 호평을 요구하게 됩니다. 팔로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유투버에 매료되어 그 정보가 정확한지 공정한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점점 희석되지요.

유튜버를 좋아하는 것과 정보의 정확성은 분별되어야 하지만 편향적 취향에 따라서 판단은 쏠리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가 디지털화 될수록 이런 것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균형을 찾는 프로세스가 필요해 보입니다.

소통과 협상의 사회적 기준에 대한 재정비 요구가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비즈니스에서는 기업들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고객의 구매를 유도합니다. 이 역시 C&N 즉 소통과 협상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일차적으로는 판매가 목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것을 위해서 소통을 강화하고 협상력을 높입니다.

소통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장을 발굴하고 소비자를 창출하여 매출을 올리고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출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모든 노력은 경영학의 기본이지요. 고가의 MBA가 가르치고 있는 이 핵심 내용들은 사실 C&N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수익 확대 방안으로 Product Portfolio Management(PPM)로 전략을 짜고, Product Life Cycle(PLC) 주기를 관리합니다. 경쟁전략으로 본원적 전략(Generic Strategy), 5 Forces Model, Double Diamond Model 등 다양한 분석기법과 해법을 제시합니다.

또 판매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아날로그 마케팅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확산하고 신제품 등 다양한 제품 다각화 전략과 해외시장과 틈새 시장까지 노려보는 시장 다변화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수행합니다.

이 역시 소통과 협상(C&N)이 디지털화로 되는 과정으로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와 궤도 수정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자 그럼 디지털화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볼까요?

예전에는 사회의 수직적 구조는 정보의 수집력과 얼마나 빨리 정보를 수집하고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서 정해지기도 했었습니다. 즉 군주나 성의 영주들은 평민들 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정보와 그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서 그 사회를 통제하였지요.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지도자 또는 사회적 전문가로 대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디지털화 되면서 이제는 손안에서 누구나 다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에 몇 단어만 집어넣으면 세계적인 전문지식과 다양한 지식들을 서로 연결시켜서 통합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통섭의 지혜가 생깁니다.

이것은 정보의 수평적이고 동시적인 공유 즉 시공간의 제한을 초월한 평준화입니다. 시공간의 제한이 붕괴되면서 누구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보를 독점하고 정보를 먼저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회를 통제하는 것이 저항에 부딪히게 됩니다. 제도권의 통제가 점점 불편해지고 개인화 탈 중앙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이유입니다.

또 과거에는 어떤 개인의 평판이나 기업의 신용도 분석에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이것은 아날로그적 과정으로서 시간 공간 노력을 투입해서 분석하고 많은 이해관계자로부터 평판을 구하고 공감을 통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컴퓨터가 해주고 있지요. 그저 기초적인 단어 몇 마디 입력하고 Enter키를 누르면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구한 자료가 맞는지, 공정한지, 공익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분별없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서 무차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편집하고 퍼 나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감이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점점 더 자극적이고 자기 의견에 맞는 내용만 발췌해서 올리게 됩니다.

이렇게 특정 이익에 맞춰 편집된 정보는 점점 균형감각을 잃어버리고 한쪽으로 편향되게 쏠리기 시작합니다. 매우 위험한 정보들이 여과없이 인터넷 상에서 난립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은 이미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 투자 자문 또는 부동산 기업 개발 지역 등 모든 사회 현상에서 불필요한 쏠림으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소통 부재요 협상의 결여입니다.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서도 예전에는 첫 인상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무엇을 하였고 어떤 평판을 받았으며 현재 소속된 사회는 어떤 부류이고 어떠한 영향력을 지니는가를 입체적으로 다면 평가를 하면서 그 개인에 대한 평가의 공정성 및 정확성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아날로그적이고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과정은 생략되고 첫눈에, 한순간에 외모로 또 어떤 성향으로 카테고리가 특징지어지고 취사선택이 결정되어 버립니다. 우리사회가 외모에 치중하면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자신이 특별한 감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과거에는 대화 또는 글을 쓰거나 어떤 자기 관리를 통해서 표현했지만 지금은 많은 부분에서 외모로 외향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바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정보가 범람하다 보니 일일이 추려서 들여 다 볼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명품을 갖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특정 부류로 인식이 되고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동질감을 갖게 됩니다. 패션이 빠르게 퍼지고 있고 그런 사회적 트렌드를 유도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Creator라는 새로운 Influencer군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디지털화에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요.

최근에 공모주 청약에서 엄청난 돈이 모이며 사회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 기업의 본질적 가치나 미래가치, 앞으로의 시장 방향 이런 것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집단으로 쏠림이 발생하곤 하였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수혜’ 라든지 ‘코로나로 바이오 산업 유망” 등 시류에 편승해서 띄우는 내용에 따라 공모가는 최고 가격으로 설정되기 일쑤이고 한순간에 과거에 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금액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장에서는 2배이상 올라가는 ‘따상’은 커녕 공모가조차도 밑도는 종목이 점점 많아지면서 잘못된 전망으로 투자자들 방향 설정에 혼선을 주는 일이 잦아집니다.

부동산에 대한 정부 정책이나 고용, 방역 등 서민경제 부분에서도 여러 가지 정책들이 대중들의 이해와 자주 부딪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이 됩니다.

정책 추진에서 소통과 협상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갑니다.

여기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코인도 뜨거운 감자가 되어가는 듯이 보입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는 그 사회의 금융 질서와 시스템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가상화폐 코인이 대두되면서 하루아침에 증시 거래 규모를 뛰어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광풍을 불러 일으켰지요.

이런 코인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은 여러 기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비트코인 또는 비트코인을 대체한다는 알트코인들의 흐름을 보면 점점 우리 생활에 다가서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은행권이나 투자 자문회사 또는 앨런 머스크 같은 글로벌 기업가들이 코인이라는 지불 매체를 수용하기 시작합니다. 즉 제도권에서 서서히 코인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 코인을 발행 주도하고 사회적 신뢰를 담보하는 국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정부가 발행하고 유통을 주도하는 CBDC같은 코인도 있지만 대부분 탈 중앙화로 어떤 특정 집단이 발행을 합니다. 즉 그 집단의 이해관계에 동조하는 투자자들은 국가라는 틀을 넘어서 전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거래를 하게 됩니다.

이런 위험성 또는 사회적 문제를 인지한 중국 정부는 일찌감치 코인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사회적 통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코인의 가격이 40% 넘게 폭락하는 등 영향을 많이 받는 듯이 보였으나 최근 흐름을 보면 중국의 영향은 또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금융시스템에서도 소통과 협상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짚어봐야 할 것은 중국 정부의 향후 정책 운영입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로 빚어진 중국 편중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위험 분산 차원에서 탈 중국화 즉 디커플링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중국도 마찬가지로 디커플링을 부분적으로 시도합니다. 즉 기술에 대한 서방의 의존을 줄이고 독자적인 개발로 기술자립을 실현해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일대일로’를 통해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려 하지요.

여기에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중국인민은행이 발행하는 CBDC 가상화폐입니다.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신흥국 또는 국가 신용도가 낮은 저개발 국가들은 중국 정부의 위완화 CBDC에 우호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지요. 암호화폐가 세계 금융권의 기준이 되는 달러 위상에 도전하는 것도 불편하고, 중국 위안화를 기반으로한 CBDC가 중국 세력 확장에 도움이 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미국 정부가 나서서 미국 중앙은행 발행 CBDC를 바로 발행하기도 어렵습니다. 기존의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한 민간 및 각국 정부와의 절충과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큰 틀에서는 디지털 화폐의 변천에 대응하면서도 최근 변화에 대한 효율적 대응에 미국 정부의 고민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또한 화폐를 통한 금융 시스템의 소통과 협상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 운용 방향도 시선을 끕니다.

“공동 부유” 즉 국가 발전의 핵심을 부의 재분배를 통해 빈곤 탈출과 국가 주도 발전으로 이루겠다는 정책은 기술 주도 중심의 많은 신흥 기업들에게 장벽이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마윈 같은 Euteneuer가 위험에 처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었던 기업들이 정책변화에 수익구조가 바뀌고 말았지요.

정책 발표 후 NASDAQ에 상장된 중국기업 98곳의 시가 총액이 무려 894조원이나 증발하면서 중국기업들의 밝은 미래 수익을 보고 투자했던 전 세계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는 중국 공산당 중심으로 정책과 개발 운영을 진행하면서 향후 상당 기간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자유로운 경쟁과 자유로운 기업경영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자본주의 중심의 사회에서 바짝 긴장하고 경계하는 이유입니다.

이 모든 것이 큰 틀로 보면 역시 C&N 즉 소통과 협상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C&N은 인류가 생존하는 한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해결해야 될 과제로 보입니다.

(사진 자료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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