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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자유는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off-peak 타임활용하기
2021. 08. 30 by 이에렌 기자

피크타임(peak time)이라는 말이 있다.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시간이라는 뜻으로 골든아워 혹은 프라임타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도로의 사정으로 따지자면 차량의 도로점유율이 가장 높은 출퇴근시간이 될 것이고 방송이라고 한다면 시청률이 가장 높은 주말 오후가 될 것이다. 휴가로 치자면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가 휴가지들의 피크타임이 된다.

피크타임에는 모든 서비스의 가격이 높아진다. 방송광고의 경우 주말 드라마를 하는 직전의 광고비용이 평일 오전시간대에 비해 8배 이상 높은 경우도 있다. 휴가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컨디션의 공간을 대여하는데도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는 많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수요와 공급은 가격을 결정한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어떤 물건이나 장소를 원한다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시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시간자유자에게는 이 피크타임을 피해서 시간을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지 '미래경제뉴스'
이미지 '미래경제뉴스'

 

얼마 전, 아이와 함께 가평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작은 수영장과 미끄럼틀이 있는 독채를 빌리려고 했는데 요일과 날짜에 따라 가격변동폭이 컸다. 나는 성수기를 지나는 시점, 그리고 평일을 이용해 예약을 마쳤다. 가격은 성수기에 비해 3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한 번도 숙박여행을 가보지 못한 아이는 무척 신나했다. 더 좋은 건 평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거의 마주치지 않고 다닐 수 있었다는 거다. 물놀이를 하는 계곡에서도 사람을 마주칠 일이 별로 없었다. 아이와 함께 간 양떼목장에서도 드문드문 사람을 만나긴 했지만 탁 트인 오픈카페에서 바람을 맞으며 아이와 함께 비눗방울도 불고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었다. 아이는 태어나 처음으로 ‘행복해’라는 말도 했다. 사람이 많고 줄을 서야 하는 곳에 갔다면 절대로 듣지 못할 이야기였다. 

이미지 'pixabay'
이미지 'pixabay'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것은 늘 사탕을 입에 문 것처럼 달콤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불안과, 때로는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은 자유의 또다른 이름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프리랜서로서의 시간을 설계하느냐가 불안한 삶을 사느냐, 자유로운 삶을 사느냐를 결정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 것에는 좋은 부분과 좋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그 중 어떤 부분에 집중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이어야 한다. 

시간자유자가 되기로 결정했다면 이런 오프피크타임을 이용해 당신의 삶을 좀 더 충만하게 채워가는 것도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주말에 우리가족은 거의 교외로 멀리 나가지 않는다. 대신 주말에는 동네에 있는 호수공원을 슬슬 걸어다니거나 아이에게 자전거타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주말에는 동네에 되려 사람이 별로 없다. 다들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가는 이유인 듯 하다. 주말에 이동을 하다보면 도로가 엄청나게 막힌다. 차에서 꽉 막힌 도로를 보며 짜증을 내는 시간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효율적이다. 주말 밖에 쉬지 못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프리랜서는 다르다. 평일에 얼마든지 시간을 조율해서 일정을 뺄 수 있다. 놀이공원에 가서 몇 시간을 기다리거나 웃돈을 주고 빠르게 입장하는 권리를 사서 놀이기구를 타지 않아도 된다. 나는 주로 아이를 데리고 평일에 수족관이나 키즈카페같은 체험활동을 하는데 때로는 아이와 나 말고는 집에 갈 때까지 아무도 없다. 시간과 비용 모두를 내가 장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지 '미래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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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춘천에 강의가 있어 다녀오는 길에 ‘김유정 문학관’을 방문했다. 점심 때가 약간 지난 시간이었는데 나 외에 문학관 안에 아무도 없었다. 조용하고 고요한 문학관 안에서 김유정 작가의 삶과 문학에 대해서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 만나던 단편적인 감상이 아니라 작가의 애절한 짝사랑과 인생의 친구이야기, 병으로 삶을 마감할 시기에 쓴 작품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문학관 끝에는 작은 상영관이 있었는데 작가의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상영하고 있었다. 작품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기분좋게 혼자서 감상하고 나왔다. 

프리랜서라면 복잡하고 답답한 러시아워를 피해 한적하고 여유가 있는 오프피크타임을 활용하자. 당신의 시간과 비용은 훨씬 더 가치있게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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