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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영화로보는시간-이프온리
2021. 06. 21 by 이에렌 기자

당신은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이들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을까? 당신의 일주일 시간기록표를 적어보고 가족 혹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 시간을 계산해보자. 아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5년마다 통계청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시간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3시간 32분이었다. 하지만 관련 이동시간 1시간 36분과 가정관리 1시간 34분,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22분 중에 함께 대화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가족과 함께한 시간의 양적 수치는 2014년에 비해 1시간 가까이 증가하였지만 그 증가 시간의 대부분이 이동시간으로 채워졌다. 2014년에 관련이동시간은 12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지 함께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 시간이 온전히 서로를 위해 행복을 만드는 시간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생의 시간과 그 시간의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이프온리’를 소개한다.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늘 함께 있어 영원할 거라는 착각 
“자기한테 있어서 난 만년 2순위잖아, 다 제치고 우리만 생각한 적 없지?”


이안은 유능한 직장인으로 중요한 투자유치발표를 앞두고 있다. 연인 사만다의 졸업연주에 대한 것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그녀 엄마의 두 번째 결혼식에 함께 가 달라는 부탁을 회피할 만큼 바쁘다. 사만다는 그런 이안의 태도를 보며 서운하지만 감정을 추스르고 본인의 일을 한다. 그러다 이안이 놓고 간 업무노트를 발견하고 급히 그의 회사로 향하지만 이안은 이미 필요한 노트를 가지고 있었고 프리젠테이션을 망치고 만다. 사만다의 졸업연주에 참석한 이안은 여전히 그녀의 주변에 대해 무심하고 결국 다투게 된다. 사만다는 화가 나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는 탈 것인 지 말 것인 지 묻는다. 택시에 따라타지 않은 이안은 잠시 후 사만다를 태운 택시가 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만다는 죽는다. 

연인을 잃게 된 후에 이안은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지 그녀가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 모습은 우리와 닮은 부분이 많다. 우리는 부모가, 배우자가, 자식이, 연인이 늘 지금처럼 함께 있을 거라는 말도 안되는 착각을 한다. 때문에 때로는 남보다도 더 못한 존재처럼 대하기도 한다. 또는 가장 우리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믿기에 터무니없이 무심하거나 소홀함까지도 포용해달라고 강요한다.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시간의 법칙-지나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도 보고 싶어서 죽을 것만 같을 거야”


이프온리는 판타지영화다. 이안은 사만다를 잃은 충격과 슬픔에 젖어 잠에 들지만 일어나보니 그녀가 죽기 전 아침으로 되돌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사고 당일의 일상을 비틀기 위해 노력하지만 계속 그녀의 사고로 끝나게 된다. 그는 이미 일어난 사건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지나간 시간은 회귀(回歸)하지 않는다. 그저 한 방향, 미래로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후회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가 시간을 관리해야하는 이유 역시 다시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한 번 뿐인 인생이기에 전혀 후회없이 살 수는 없다. 다만,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과거를 붙들고 새로 얻은 현재의 시간들과 미래의 시간까지 좀먹는 것은 당신을 행복하게도, 나아가게도 만들지 못한다.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시간관리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면...하루 밖에 못 산다면 뭘 하고 싶어?”
“자기하고 보내야지”


이안 역시 일어난 사건을 되돌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그리고 바꿀 수 없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온전히 남은 시간을 사만다와 보내기로 결정한다. 이안은 그가 그녀에게 받았던 사랑을 다시 그녀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시간관리에 관한 글을 쓰기 전에 계속 고민해왔던 것이 있다. 바로 내가 시간관리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다. 과연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해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오랫동안 생각했다. 그리고 그 끝에 아이와의 더 많은 시간과 남편과의 더 많은 대화, 부모님과의 여행 같은 ‘행복’이라는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18년에 한 포털사이트에서 10대에서 50대 3343명을 대상으로 한 ‘가족과 대화시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20분 미만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36.4%에 달했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긴다. 그렇게 달리는 당신의 발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인생의 방향은 어떤 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그게 시간관리의 목적이 될 것이다.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이미지:이프온리 스틸컷

인생은 선택이다 
“타고 안 타는 건 댁한테 달렸소. 탈 거요, 말 거요?”


이안은 사고가 나던 밤, 사만다가 탄 택시에 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사고를 당했다. 온전히 그녀를 사랑하며 하루를 보낸 이안은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그는 처음에 타지 않았던 택시에 탄다. 그리고 사고가 나기 직전, 그녀를 온 몸으로 감싸안는다. 사건은 변하지 않았지만 운명은 그로 인해 변화하게 된다. 

우리는 인생에서 크고 작은 수많은 선택과 마주하며 살아간다. 하루에도 역시 수많은 선택이 기다린다. 주말 아침, 피곤한 데 그냥 소파와 한 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계곡이라도 가서 추억을 쌓을 것인가. 선택에 따른 행복의 수치는 당신 인생을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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