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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나의 뇌를 깨울 수 있는 음악을 디자인하라!
좋아하는 노래로 습관을 만드는 법-음악루틴
2021. 02. 15 by 이에렌 기자

음악은 특별한 힘이 있다. 특정 음악을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이나 분위기, 장소가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이미지출처: pixabay
이미지: pixabay

나는 ‘열정’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중학교 때의 전화친구가 떠오른다. 그 시절에는 114 사서함이라는 게 유행했었는데 서로 모르는 사람의 사서함에 음성을 남길 수 있었다. 그렇게 인연이 닿은 친구와 얼굴도 모르는 채로 몇 달 동안 전화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 시기에 자주 듣던 음악이 ‘열정’이었는데 지금도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 옛날의 봄의 정취와 설레임이 떠오른다.

봄만 되면 ‘벚꽃 엔딩’이 음악차트 순위권에 매번 올라오는 것도 음악이 기억을 품고 있다는 걸 뒷받침한다.

이미지 : 스티븐 킹 공식홈페이지
'스티븐 킹' 이미지 : 공식홈페이지

음악은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당히 좋은 매개체이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음악을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저리’와 ‘쇼생크 탈출’ ‘언더 더 돔’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쓴 스티븐 킹 역시 집필을 할 때 음악을 듣는다고 그의 저서에서 밝혔다.

“나는 일할 때 요란한 음악을 틀어놓는다(주로 하드록). 나에게 음악은 나를 에워싸고 세속적인 세계를 차단해준다.”

그는 음악을 루틴삼아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호러장르인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서브리미널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쉽사리 인지하기 힘든 무의식적인 자극(음향, 도형, 음악 등)을 통해 인간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가하는 것인데 1969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 우주선 비행사의 정신강화훈련에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효과는 더욱 확대되어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집중력 강화와 류머티즘과 암 환자의 만성통 경감 등으로 그 사용 범위가 넓어졌고 시장 규모가 연간 5000만 달러라고 하니 음악이 잠재의식과 기억에 영향을 준다는 건 확실해보인다.

인셉션 스틸컷
인셉션 스틸컷

영화 ‘인셉션’에서도 서브리미널 효과가 등장한다. 인셉션에서 주인공은 타인의 꿈에 들어가 특정 ‘메시지’를 통해 잠재의식에 인위적인 영향을 주는 미션을 맡게 된다. 영화에서는 ‘킥’이라는 행동을 통해 꿈속에서 현실세계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데 음악루틴은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몰입의 세계로 들어가기 쉽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지: pixabay
이미지: pixabay

음악루틴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몰입이 필요한 시간에 음악을 듣고 시작하는 것이다. 기왕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몰입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선정하는 게 좋겠다. 꼭 하나의 음악일 필요도 없다. 자신이 이제 몰입을 할 것이라고 뇌에 기억을 시킬 수 있는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나 같은 경우는 여러 음악을 듣는 것보다는 하나의 음악을 반복적으로 듣고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몰입하기에는 더 도움이 되었다.


특히 강의를 하러 갈 때에는 대부분 MC스나이퍼의 ‘할 수 있어’라는 노래를 듣는다. 상당히 긍정적이고 용기를 주는 가사로 채워진 음악이다. 매 번 새로운 사람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한다는 것은 설레기도 하지만 그만큼 두렵고 걱정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늘 용기를 내야 하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나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강의에 몰입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음악을 듣고 있으면 다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미지: 미래경제뉴스
이미지: 미래경제뉴스

음악이 아니라도 괜찮다. 일테면 ‘백색소음’이나 ‘ASMR'같은 경우도 활용할 수 있는데 백색소음이란 넓은 음폭을 지녀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 소음으로 빗소리, 파도치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청소기 소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ASMR역시 비슷한데 특정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등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주로 청각적인 부분을 많이 활용하는데 빗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포함해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나 음식 먹는 소리 등도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일반인들이 올리는 ASMR도 상당히 많다.


나 역시 ASMR 활용할 때가 있는데 바로 아이를 재울 때이다. 아이가 소리에 많이 예민한 편이라 잠드는 데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자주 깨는 편이었다. 백색소음이 도움이 된다고 해서 여러모로 시도를 했었다. 그런데 청소기소리나 빗소리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쉬~~~이~~~’하고 속삭이듯 반복적으로 소리를 들려줬는데 신기하게도 그 소리를 들으면 비교적 쉽게 잠을 잤다.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도 활용하고 있다.

시간을 내서 찬찬히 평소 좋아하던 음악이나 들으면 편안해지는 음색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이를 활용해서 뇌가 특정행동을 좋아하도록, 혹은 몰입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보자. 시간효율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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