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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인류 시대에 우리 생각이나 행동 양식을 바꾸어야 할 9가지 키워드 휴머니티와 진정성에 의한 팬덤 형성이 성공의 기본 요건
최재붕 교수, 문명의 표준이 바뀌는 대전환기 '포노'들의 코드 읽기
2021. 01. 04 by 이광희 기자

본지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신기술을 소개하고, 신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정보 전달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며 4차산업혁명을 전파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이에 4차산업혁명의 선두에서 핵심 기술 진보와 디지털 혁명에 앞장서온 학계 및 기업의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2021년 새해를 맞아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전파하고, 문명의 표준으로 바뀌고 있는 9가지 키워드를 정리하여 'CHANGE 9'을 신간 출간한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를 찾아 2021년의 막을 여는 새해의 비전과 고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최재붕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로 국회 제4차산업혁명포럼 ICT신기술위원회 위원장과 스마트융합 디자인연구소 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 시대의 행동 양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

▶포노 사피엔스의 출현을 알리고 문명 표준의 전환을 소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 소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융합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해왔고 그런 연구를 기반으로 미래제품 디자인 컨설팅 업무를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수행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장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시장 변화의 핵심이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 세대인 MZ세대의 행동 양식에 대한 연구와 함께 각 기업체와 정부기관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자문에 임하고 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에 이어서 'GHANGE 9' 신간을 내셨는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인지요?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을 펴내고 나서 많은 분들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의 새로운 시대가 온 것을 알겠는데 그러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의 답을 정리하다보니 신인류 시대에 우리 생각이나 행동 양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 9가지 정도로 정리되었죠. 그래서 'CHANGE 9'이라는 책으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가 이끄는 문명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인지적 관점, 심리적 관점, 경제계를 바로보는 시선, 내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 영역 등에서 과거의 잣대와 지금의 잣대를 비교해보라는 측면에서 정리되고 제안이 이루어졌습니다.

즉 현대인들이 문명의 전환에 대비해 어떤 부분에서 변화하고 대응력을 가져야 되는지를 9개의 키워드로 제시해 드린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준비하는 9가지 키워드를 주셨는데 그렇다면 무엇부터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책에 수록된 목차와는 좀 다르지만 변화의 과정을 단계별로 생각해 볼 수는 있습니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고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즉 '이제는 내 삶의 공간이 디지털 공간이야'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음의 표준을 바꾸는 것이죠.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게 되면 '그럼 뭐가 달라지는 거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메타인지'가 달라지게 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달라지고 검색의 능력이 내 능력에 더해지게 됩니다. 지금 모르고 있는 것도 검색을 통해 알 수 있고, 어려운 문제도 검색의 능력과 학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능력이 확장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상상력입니다. 상상력의 크기가 현실을 만들고 초등학생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전 황당하다고 여겼던 상상력도 현실화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회복탄력성입니다. 실패와 위기를 겪으면서도 더 높이 더 멀리 성장할 수 있는 '냉정한 낙관주의자'의 길입니다.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 긍정적 생각만으로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자기 조절능력을 키우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원인분석력'을 길러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내 생각을 바꾸는 키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3개의 키워드는 성공에 관한 코드입니다.

팬덤은 소비자가 만드는 새로운 권력입니다. 좋은 경험을 소비자가 SNS 소통을 통해 서로 공감하면서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애착과 열정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었습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팬덤을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소비자 권력시대, 팬덤 경제시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갖게 됩니다. 이전 TV 방송을 통한 대규모 소비에서 이제는 개인 유튜버 방송에 의한 소비와 성공이 확산되면서 아주 독특한 영역에서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런 다양성을 바탕으로 팬덤을 만들어내는 힘이 바로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팬덤과 다양성, 실력 이 3가지 키워드가 성공의 키워드입니다. 즉 팬덤 경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음 2가지는 근본적인 가치관과 닿아 있습니다. 그 하나는 휴머니티 즉 사람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애정, 공감과 포용력 등 인간의 본질 또는 인간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비대면의 삶에서 오히려 소통과 공감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배려가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진정성으로 연결됩니다. 진정성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평생을 한 방향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존경심과 팬심이 생기게 됩니다. 내 인생을 걸만한 가치있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그런 일을 찾아 꾸준히 가보자, 그 시간이 오래일수록 그것을 바라보는 팬심은 깊어지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상호 신뢰가 부족하다는 면에서 볼 때 'CHANGE 9'에서 제시한 휴머니티, 진정성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큰 키워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는 이중적인 행동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문명 시대에서는 그런 이중성을 다 알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누구나 볼 수 있는 투명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봅니다. 디지털 문명 시대에는 모든 흔적이 남게 됩니다.

잘못이 있으면 진솔하게 사과하고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드러나는 것이 디지털 문명의 특징입니다.

상상력이 중요한 시대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자녀를 교육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게임이나 디지털 플랫폼에 집중하는 자녀들에 대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거짓된 세계라고 인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거짓된 세계가 아니라 또 하나의 세계인 것입니다. 게임 속 아바타를 통해서 활동하고 옷을 입히고 성장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삶의 세계가 된 거죠. 실제 명품 업체들이 게임 속 아바타의 옷을 팔기도 합니다. 

게임 속 세상이든 드라마 속 세상이든 거기도 내 삶의 일정 시간을 보내는 삶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모티콘을 통해서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입니다.

엔씨 다이노스가 우승 세레머니에서 집행검을 들어올린 것은 현실과 디지털 두 세계가 만난 것입니다. 디지털 세계는 거짓된 세계나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또 하나의 창조된 현실이라는 아이덴티티로 이해하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 기반한 상상력이 고무되고 현실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엔씨 다이노스가 '집행검 세레모니'를 통해 리니지 게임을 하는 전세계 수천만명의 게임 유저를 현실의 프로야구 세계로 끌어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상력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팬덤 형성에 훨씬 더 유리한 세계입니다.

무협지를 직접 경험하러 들어가고, 내 캐릭터를 가지고 만화 속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얼마나 재미있겠습니까?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점차 사회에 확산되고 정부에서도 재창업 지원 등 인식도 변화하는 것을 봅니다. 개인은 어떤 점에 집중하고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게 좋을까요?

포노 사피엔스가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는데 유리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비대면 비즈니스는 급성장을 누리고 대면 서비스는 어려움이 가중되었습니다. 

회복탄력성이라는 말도 디지털 문명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로 통하게 됩니다. 재창업을 한다고 해도 투자를 받는다, TV 광고를 한다, 이런 관점으로는 성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실력을 키워서 그 좋은 경험이 팬덤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업입니다. 예를 들어 떡볶이집을 하다가 실패했는데 떡볶이집 한번 더해 봐, 이건 재창업이 아닙니다. 배달 전용 떡볶이집을 만들어서 고객에게 편의를 주고 좋은 경험을 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재창업이 되는 것입니다.  정부 지원도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경제뉴스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경제뉴스

정부가 디지털 전환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집중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에 가시적 성과를 목표로 한 졸속 지원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부가 나서야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면?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주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새로운 산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중요하지만 어차피 돈이 몰리고 있는 신산업에 정부 지원을 늘려서 더 잘되게 하는 것보다 하루 천백개씩 문을 닫고 있다는 소상공인들을 어떻게 디지털화하는 도움을 줄 것인가, 이런 부분에 정부는 세심한 배려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전환할 수 있도록 고기잡는 방법을 교육하여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모색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전 대학에 농활이라 하여 농촌봉사활동이 있었는데, 이것을 디지털봉사활동으로 전환하여 정부가 일정 인건비를 부담하고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대학생 봉사활동 등을 정책에 반영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대학생들이 원하는 지역의 가게를 선택하여 홈페이지 개선이나 핸드폰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체계 등 구축을 하여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실질적으로 돕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청년 정책이라 하여 무료로 청년들에게 돈을 제공하지 말고 청년들은 디지털 실습을 통해 역량을 높이고 소상공인은 점진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 준비하시는 계획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에는 직접 소셜커머스에 도전해보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많은 강연으로 전달해온 디지털 문명의 새로운 행동방식이 정말 시장에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확인해보는 실증 창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큰 돈을 벌고 대기업을 일으킨다는 것보다는 디지털 문명 시대에 제대로 정립된 방법으로 대응한다면 성공의 길이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인 것입니다.

50대 중반에 경험도 없는 사람이 소셜커머스에 진출해서 내가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사람 누구라도 절반 이상은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런 도전을 통해 되면 되는 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보여드리고자 하는 실증 창업을 해보려는 마음입니다. 

* 최재붕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과 기계공학의 융합, 디지털 기술에 의한 문명 표준 변화 등에 관심을 갖고 IT 기술 발전을 이끄는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진화론, 심리학, 인문학 등을 인류 진화에 접목하는 연구에 주력하며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의 문명 개념을 정립하고, 신문명이 일으키는 혁명적 변화의 실상과 대응에 대하여 전파하는 강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 기계공학부 교수로 '문명을 읽는 공학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최고의 4차산업혁명 권위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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