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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작은 차이가 결정적 차이를 만든다
영화로 보는 시간-운명을 결정짓는 3초, 쓰리세컨즈
2020. 12. 14 by 이에렌 기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행동한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소수이다.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당신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활용해야만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자투리 시간도 쓰기에 따라 유용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했다. 작은 시간에서 결정적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일깨우는 영화가 있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미지: 쓰리세컨즈 포스터
이미지: 쓰리세컨즈 포스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영화

 ‘쓰리세컨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당시 소련농구팀이 미국팀을 상대로 벌인 대결을 다루고 있다. 36년간 단 한 팀도 이기지 못했던 미국팀에 도전하는 소련팀의 팀빌딩 과정과 치열한 경기내용이 펼쳐지는 영화다.

소련팀의 감독을 새롭게 맡은 ‘블라디미르’는 현재의 성적에서 만족하려는 팀을 재조직해 ‘미국팀’을 이기겠다고 언론에서 폭탄발언을 하게 된다. 당시 소련과 미국의 냉전체제에서 그의 폭탄발언은 당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고 감독은 미국을 절대로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이미지:쓰리세컨즈 스틸컷
이미지:쓰리세컨즈 스틸컷

시간으로 승부를 다투는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잘 살린 영화

영화는 기교적인 요소나 드라마틱한 스토리라인은 많지 않다. 그 대신 철저히 경기 위주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스포츠는 대부분 정해진 시간 안에 승부를 해야 한다. 야구와 골프 정도만 제외한다면 시간의 유한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스포츠경기다. 때문에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경기 그 자체가 희노애락을 품고 있다. 평소 스포츠를 즐기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영화에 빠져들 수 있다.

이미지: 쓰리세컨즈 스틸컷
이미지: 쓰리세컨즈 스틸컷

“3분 뒤에 죽는다면 뭘 할 거야? 3초라면?”

이 영화가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것은 비단 스포츠만의 영역은 아니다. 소련의 센터로 등장하는 ‘알렉스’는 불치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다. 때문에 결혼하려고 했던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다. 그녀에게 남은 시간의 길이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의 길이의 차이 때문에 홀로 남겨진 그녀가 상처받는 것이 싫었으리라. 하지만 여자는 알렉스에게 말한다. 자신이라고 영원히 살 것 같냐고, 자신에게 3분이나 3초가 남았다면 뭐라도 할 거라고. 얼마나 살 수 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녀가 말한 것은 시간의 절대적인 길이의 중요성이 아니다. 지금 이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시간이 소중한 것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 현재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니까.

이미지:쓰리세컨즈 스틸컷
이미지:쓰리세컨즈 스틸컷

당신에게 남은 3초, 어떻게 쓸 것인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클라이맥스는 모두 뮌헨올림픽의 농구 결승전에 있다. 처음으로 소련팀이 미국팀을 이기기 위해 도전하는 경기에서 소련팀은 미국팀을 경기 내내 이기고 있었다. 그러나 막판에 힘을 낸 미국팀으로 인해 1점차까지 따라잡힌 상황에서 의도적인 반칙으로 자유투를 빼앗기게 된다. 48대 49상황에서 자유투를 모두 성공한 미국팀은 50대 49로 역전을 한다. 남은 시간은 3초. 이 상황이 당신에게 벌어진다면 당신은 남은 3초를 어떻게 쓰겠는가?

대부분은 3초 안에 골을 넣는다는 것을 불가능으로 여길 것이다. 그리고 경기에서 질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련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감독은 타임아웃을 요청한다. 3초가 남은 채로 재개된 경기에서 타임아웃을 인지하지 못한 심판진들은 경기를 지속시키고 시합은 끝나게 된다. 여기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차피 3초인데 타임아웃 요청을 받아들여주지 않았어도 그냥 포기할 것인가?
소련팀은 자신들의 3초를 돌려받기 위해 강력히 항의한다. 결국 심판진들은 3초 재경기를 하기로 한다.

이미지:쓰리세컨즈 포스터

“3초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시간이야”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그리고 경기가 재개되고 골은 들어가지만 이미 시합종료 휘슬이 울리고 만다. 경기는 이렇게 끝나는 듯 했지만 소련은 다시 한 번 이의를 재기한다. 전광판의 시계가 3초가 아닌 1초에서 시작해서 실질적인 경기가 1초만 진행됐다는 것이다. 결국 또 한 번의 3초 경기가 펼쳐진다.
3초로 경기의 결과가 바뀔 수 있었을까? 그랬다. 소련이 길게 상대편 골대 밑까지 던져준 공은 슛으로 연결돼 50대 52로 드라마틱한 역전을 만들어낸다. 지난주 칼럼에 언급했던 손흥민의 인저리타임 슛도 짧은 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만든 결과다.

이미지: 쓰리세컨즈 스틸컷
이미지: 쓰리세컨즈 스틸컷

포기하지 않으면, 시간도 당신편이 되어 준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해당 경기의 오심에 대한 논란 역시 상당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자세다. 3초라는 시간은 아주 짧다. 그냥 흘려보내거나 포기하기 쉬운 찰나의 순간으로 생각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이 운명을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던져주는 시간에 대한 중요성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목표가 1미터 앞에 있는 지 1킬로미터 앞에 있는 지 가늠할 수 없다. 이제 3초만 더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목표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 3초를 더 달리지 못하고 포기해버린다면 영원히 목표는 당신과 만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 시간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의 것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목표를 향해 시간을 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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