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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시간관리에도 휴식이 필요한 이유
치팅데이를 활용하라!
2020. 11. 30 by 이에렌 기자

당신의 지난 일주일은 어떠했나? 바쁘고 고단했는가?
일이 재미없고 한계를 자주 느끼거나 하루 일과 후에 녹초가 되어 버리진 않았는가?
일주일 중 느긋하게 보낸 날이 하루라도 있었는 지 되돌아보자. 아니라고 답한다면 당신의 시간관리는 조정이 필요하다.

이미지 pixabay

취업포털 사이트인 ‘잡코리아’에서 2019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타임푸어’(시간빈민)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이 62.7%에 달했다. 타임푸어란 직무나 가사, 육아 등의 노동량에 과부하가 걸려 본인이 시간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조사에 따르면 시간이 부족해 포기하는 것은 휴식과 건강관리, 문화생활과 가족과의 시간 순이었다. 인생에서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것들을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 중 20대의 경우 65.4%가 바쁘지 않으면 죄책감과 불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기 유의미한 또다른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가장 적은 수면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OECD국가 평균이 8시간 22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7시간 44분이었다.(2016년 기준) 2019년 SM C&C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무려 49%가 6시간이하의 수면시간을 갖고 있었다. 수면부족의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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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는 늘 경쟁과 성공에 대한 압박에 시달려 시간에 쫓기고, 여유를 오히려 불안함으로 여기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거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로하고 고될 수 밖에.

이전 글에서 시간관리를 할 때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다. 시간의 압박과 불안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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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 쓰는 ‘치팅데이’라는 게 있다. '(몸을) 속인다'라는 뜻의 'Cheating'과 '날(日)'이라는 뜻의 'Day'가 합성되어 만들어진 용어로, 식단 조절 중 부족했던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 1~2주에 한 번 정도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 날을 뜻하는 말이다. 다이어트를 평생 해온 나 역시 치팅데이를 늘 기다리곤 했는데 치팅데이는 시간관리에도 필요하다.

시간관리를 체계적으로 해보겠다고 실천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짧게는 삼사일 길게는 열흘정도 열심히 관리한다. 그러다보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시간을 아껴써야 하고 몰입해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계속되면 조금씩 지치기 마련이다.

매일 sns를 한 시간씩 기웃거리고 포털 검색어 순위와 관련된 글들을 보던 습관이 하루만에 고쳐지지는 않는 것과 같다. 매일 빵과 과자를 달고 살던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열흘 동안 빵과 과자를 전혀 먹지 않는다고 해보자. 금단현상이 심해지고 어느날 밤에는 빵과 과자를 폭식하고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때문에 다이어트든 시간관리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치팅데이가 필요하다.

나같은 경우도 온라인 쇼핑과 포털 뉴스 등에 많은 시간을 날마다 쓰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시간관리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도 금단현상에 빠져들었다. e-book으로 책을 읽다가도 포털 실시간 뉴스를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몇 번은 중간에 흐름을 깨고 들어가서 뉴스기사를 몇 십분 동안이나 읽어버렸다. 그렇게 되면 몰입도가 흐트러졌고 하려던 일들이 하기 싫어져서 ‘그냥 이따가 할까?’ 하는 마음으로 중도에 그만두기도 했다.

그래서 장기간 계속해서 시간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치팅데이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한 주에 한 번 내지는 2주에 한 번씩 나만의 치팅데이를 갖는다. 치팅데이라고 해서 별게 있는 건 아니고 하루동안 시간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날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날이다.

'시간관리에도 치팅데이가 필요하다' 이미지:미래경제뉴스
'시간관리에도 치팅데이가 필요하다' 이미지:미래경제뉴스

그날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싶으면 5시간 6시간씩 보기도 한다. 특히 드라마는 완결이 나고 몰아서 보는 것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한 번에 몰입해서 보는 것이 그 감정에서 헤어나오기도 쉽기 때문이고 한주 한주 기다리면서 드라마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때로는 평소 좋아하는 역사나 스릴러 장르의 소설책을 보기도 하고 밀린 잠을 자기도 한다.  종일 자서는 안 된다. 리듬이 깨져서 다음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두시간 이내의 잠을 보충하는 선에서 끝내는 게 좋다. 물론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치팅데이라고 해서 육아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해야 할 일들과 시간의 활용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온종일 느긋하게 아이와 놀아준다던지 가족과 함께 야외에 바람을 쐬러 간다던지 하면서 시간을 즐긴다. 가끔은 지방 강의를 핑계로 숙박을 하며 혼자만의 치팅데이를 갖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우선순위와 스케줄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보내고 나면 다음 한 주를 더 의미있고 긍정적으로 보낼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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