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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렌의 타임시크릿]
계획에 시간의 흐름을 더할 때 목표는 가까워진다
숲부터 그려라! 연목표계획을 위한 비전보드와 간트차트
2020. 11. 09 by 이에렌 기자

연말이 되면 서점과 문구점에 출시되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스케줄노트와 다이어리가 우리를 유혹한다. 거기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커피체인점에서도 일정 개수의 커피를 마시면 다이어리를 준다며 유혹한다.

아마 연말 혹은 연초에 새로운 마음으로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다이어리 한번 안사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많은 종류의 다이어리를 사 보았고 실제로 연초에는 거창한 계획들을 세워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관리를 하기 전 내가 산 다이어리를 12월까지 써본 기억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계획을 세워 끝까지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표를 세울 때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하겠다는 기한을 정하지 않는다. 그냥 ‘올해는 5kg이상을 뺄거야’라던가 ‘올해는 영어회화를 마스터할거야’라던가 ‘금연/금주를 실천해야지’ 등의 목표만 나열해두는 경우가 많다.  목표는 단순히 버킷리스트처럼 쓰고 끝나서는 안된다. 버킷리스트에서 우선순위와 버릴 것을 정했다면 우선적으로 실현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당연히 그 설계의 중심에는 시간이 들어가야 한다.

목표달성을 위한 첫 번째는 나무가 아닌 숲부터 설계하는 것이다. 세부목표를 설계하기 전 일 년 단위의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달성을 위해 연단위 목표를 먼저 세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지구가 태양주위를 도는 공전주기가 약 365일이다. 또한 동양에서의 24절기의 반복도 일년 주기로 계속된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지만 그 흐름에 반복성 내지는 기준을 정한다면 1년이란 시간은 심리적 구분단위가 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회사의 전사적 계획수립기간이나 새로운 학기의 시작도 모두 1년을 주기로 반복되기 때문에 1년 단위의 큼직큼직한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에 맞춘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건축물을 지을 때 기본 건축물의 모습과 구조를 먼저 설계하지 세부적 인테리어나 방의 크기, 조경부터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시간사용의 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 연단위의 전체 설계도 먼저 그려보는 것이다. 년단위 목표를 설계할 때 유용한 비전보드를 소개한다.

비전보드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시각적으로 보드에 정리한 것’이다. 광고나 영화에서 연출할 장면에 대해 보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미리 스토리보드를 만들어놓는 것과 같다.

'비전보드'  그림:미래경제뉴스
'비전보드'. 그림:미래경제뉴스

위의 그림과 같이 본인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눈 앞에 직관적으로 그려질 수 있도록 시각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다이어리는 대부분 리스트형으로 되어있다. 때문에 텍스트로 쓰여진 목표들은 직관적이지도 않고 목표를 머릿속으로 이미지화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머릿속으로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훈련법인 ‘이미지트레이닝’이 실제 효과가 있음은 이미 많은 곳에서 입증했다.

2018년 크리스나 셔니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 교수진은 뇌에 전극이 연결된 두 마리 원숭이에게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컴퓨터화면에 ‘커서’를 보여줬다. 원숭이는 생각만으로 커서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훈련을 받았는데 훈련을 마친 원숭이들은 실제로 해본 적이 없었지만 손을 이용해 커서의 위치를 바꾸는 작업을 잘 수행해냈다. 이는 상상훈련이 물리적인 움직임과 연결되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수영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펠프스 역시 그의 코치 보먼과 훈련할 당시 실제 경기장의 환호소리나 물의 느낌, 분위기 등을 상상했다고 한다. 펜싱국가대표 남현희 선수 역시 런던올림픽 때 베잘리와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량은 오히려 줄이고 실제 경기를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상상훈련에 집중했다. 이처럼 시각화된 목표는 그것을 달성하는 추진력을 주고 달성까지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시각화된 목표는 가능한 자주, 많이 볼 수 있는 곳에 배치하고 비전보드를 보면서 당신이 그 목표를 이뤘을 때를 상상하는 ‘이미지트레이닝’을 해야한다.

비전보드로 큰 목표를 세웠다면 다음은 그 목표를 다시 세분화하여 계획을 설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영어회화 마스터’라는 연목표를 세웠다고 해보자. 이는 다시 구체적인 계획으로 나눌 수 있다.
1. 영어회화 온라인 학습 채널 비교분석  2. 온라인 영어회화 수강  3. 영어스터디모임 참여 4. 수강 후 영어레벨테스트  5. 이태원에서 외국인과 프리토킹해보기
이런 식으로 구체화한 세부목표별로 언제까지 해당 항목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한 눈에 시간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간트차트’를 소개한다. 간트차트는 미국의 간트가 1919년 고안한 작업진도표로 프로젝트의 주요 활동을 파악한 후, 각 활동의 일정을 시작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을 연결한 막대 모양으로 표시하여 전체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간트차트는 당신이 설계한 목표별로 세부계획별 시간흐름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관리에 유용한 도구라 할 수 있다.

'간트차트를 이용한 세부계획표'  그림:미래경제뉴스
'간트차트를 이용한 세부계획표' 그림:미래경제뉴스

비전보드에 작성한 각 목표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보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소단위의 계획으로 분류해본다. 분류된 각 계획은 작업예상진도에 따라 월별 막대바(bar)로 표시해둔다. 그렇게하면 일 년 동안 해야 할 대략적인 계획의 진도와 흐름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간트차트를 통해 계획진도를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림:미래경제뉴스
'간트차트를 통해 계획진도를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림:미래경제뉴스

실제로 계획을 진행하면서 간트차트 막대바에 계획을 어느정도 실행했는지를 표시해가며 진도를 확인하고 계획을 수정해나갈 수 있다. 간트차트의 툴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계획에 시간의 개념이 더해질 때 비로소 목표에 다가갈 실행력을 얻을 수 있다.

얼마 전, 업무 중간에 시간이 비어 카페를 방문했다. 카페에서는 연말을 맞아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프리퀀시행사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샘플로 진열된 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2021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또 다음 해를 위한 계획을 세울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올 한해는 어떠했나? 올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를 어디까지 이루었는 지 점검해보자. 뭔가 이룬 것도 없이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당신의 현재를 아쉬워하며 이루지 못한 수많은 계획과 목표들을 ‘미달성’이란 이름으로 버려두고 있다면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 당신의 시간을 당신의 편으로 만들 시각적 목표와 시간의 흐름을 장악할 계획을 세울 가장 최적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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