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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 더욱 빨라질 것 창업 교육 커리큘럼과 인프라 갖추어 교육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책 펴나가야
KAIST 이도준 교수, 창업 교육에 관한 인프라 갖추어야 창업 성공률 높일 수 있어
2020. 05. 04 by 이광희 기자

2020년을 맞아 본지는 4차산업혁명의 선두에서 핵심기술 진보에 노력하는 학계 및 기관, 기업의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하는 <전문가에게 듣는 2020년 트렌드 특집> 기획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회에서는 KAIST 경영대학에서 창업지원센터장을 맡아 창업 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이도준 교수를 찾아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창업 세계를 모색하는 고견을 들어 보았다.    

KAIST 경영대학 창업지원센터장 이도준 교수
KAIST 경영대학 창업지원센터장 이도준 교수

전자공학 박사시면서 KAIST 경영대학 창업지원센터장을 맡고 계십니다. 창업지원센터에 대해 소개 말씀을 주십시오.

2019년 7월에 경영대학의 창업 지원을 체계화하고자 경영대학의 마케팅취업지원실 산하에 창업지원센터를 신설하였습니다. 창업 동아리인 K-Ventures의 활동 support와 Bootcamp 운영을 통한 KAIST 경영대학 안에 창업 문화 조성, KAIST Lean Startup Camp를 통하여 대전 기술분야 학생들과 서울 경영분야 학생들의 우수 창업팀 발굴 및 양성, 졸업생을 위한 Incubating 시설 운영, 경영대 창업 동문 모임인 Kaist One Club(KOC) 활동 support, 창업 동문과 재학생의 network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KAIST 경영대학 창업 멘토단으로부터 항상 멘토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 VC 및 투자계에 많은 KAIST 동문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일년에 2번씩 '창업 동문의 밤'을 개최하여 동문들과 재학생 창업자들과의 network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KOC에서는 재학생 및 동문 창업팀들이 VC, 엔젤, 기관 투자자들에게 IR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창업의 영역에도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안타갑게도 수 많은 기업들이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사태에 의해 세계 각국의 경제 활동에 제약이 크게 발생해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면 경쟁 구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고용이 많은 대기업 등에는 고용 유지를 위해 국가의 지원이 보다 크게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지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연쇄적인 도산이나 어려움이 나타날 것입니다. 매출이 0인 중소기업 소식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으로 준비된 창업 기업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Zoom같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좋은 사례입니다. 오프라인 교육이 필요 없는 분야에서 많은 응용이 가능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이 생활화되면서, Analog시장의 디지털화는 매우 빨라질 것입니다. 농장의 자동화, 디지털 마케팅의 확대, 온라인 구매 증가, 택배 물량 증가, 온라인 교육 도구 및 서비스의 확대와 발전, 효율적인 재택 근무 도구 분야 등입니다.

KAIST 창업지원센터의 2020년 계획과 향후 비전을 공유해 주신다면?

2020년에는 KAIST 경영대학에 창업 문화가 안착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AIST Lean Startup camp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KAIST Lean Startup camp는 13개 KAIST 경영대학 재학생/동문 창업팀과 대전 KAIST 영재들이 한 팀이 되어 4월에 시작하여 11월 최종 발표를 통해 우수 창업팅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향후 비젼은 KAIST 경영대학의 예비 기업가들과 대전의 KAIST 과확 영재들이 팀으로 되어 있는 창업팀을 발굴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양성하는 KAIST 경영대학 창업지원센터가 되는 것입니다.

KAIST 창업지원센터의 창업 멘토링. 출처:KAIST 경영대학 홈페이지
KAIST 창업지원센터의 창업 멘토링. 출처:KAIST 경영대학 홈페이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안정적 직업인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장에 몰리는 현상이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창업을 통해 안정적인 직업이 가능한지와 이스라엘 사례처럼 젊은이들이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 조언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창업을 성공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여정입니다. 이 어려운 여정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업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마해야 합니다. 본인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노후에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Lean Launchpad 방법론은 스타트업이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줍니다.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을 하게 하려면, 첫째는 사업하는 방법을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정기적으로 교육을 해야 합니다. 배우고도 평생 사용하지 않는 과목들을 12년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사업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이러한 사업하는 방법을 알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전폭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 차원에서 집중할 수 있는 일은 교육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오고 실직자가 늘어난다면 국가는 다가오는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합니다. 4차산업 사회에 필요한 기술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나 3D프린팅, IoT, 빅데이터 등 산업화에 필요한 코딩 교육이라든지 기술 교육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커뮤니티 칼리지나 대학에서는 지역 주민과 직장인에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교육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교육(Continuing Education)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대학 졸업자들이 있지만 대학원에 가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우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국가와 사회가 이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 유지와 창업을 위해 소중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래 있었던 타다의 사례에서 보듯 규제의 문제가 창업을 어렵게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부가 규제완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비판도 많은데 우리나라 규제 수준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모든 국가의 규제는 그 국가의 대다수 국민들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관점과 매우 비슷합니다. 우버는 미국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허지만 한국에서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한국의 택시 기사와 미국의 택시 기사가 우버에 대하여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에 따라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규제 해결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생각하고 있는 관점이 변해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청년들에게 도움 말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창업에 대해서는 창업 교육이 보다 뒷받침되고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수학이나 영어를 공부하듯이 직업이나 창업에 관한 교육도 보다 일찍부터 커리큘럼화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요즘 창업 교육은 어떻게 투자받을까 하는 국가에서 투자받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수립이나 사업계획서 작성, IR 자료 작성 등 창업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나 기업가정신 등 기본이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만 받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돈이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이런 관점이 바뀌지 않는다면 창업의 성공률은 저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업이나 창업이라는 것에 대한 관점이 정립되고 일정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사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경영 역량 등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돈이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그룹은 무슨 사업이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삼성이나 현대차 그룹에서 함부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사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치킨집을 하든 커피집을 하든 성공 가능성이나 수익률 같은 것에 대한 자신의 기본 지식 없이 프랜차이즈 업체의 말만 듣고 시작한다는 것은 무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 지식도 없이 어떻게 사업에서의 서바이벌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사업하는 지식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이야말로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할 대상입니다.

창업을 위해서는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 창업 자금 확보나 투자 유치에 집중하기 이전에 스스로의 창업에 대한 역량, 기업가 정신 등 마인드, 경험 및 지식 등에 대한 성찰과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업가는 현재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것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직업입니다. Micorsoft, Google, Apple, Facebook, Amazon 등은 그런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모두 창업한 기업들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청년들에게 이야기한다면 “현재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것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아라.” 그리고 창업을 하고 싶으면 “Lean Launchpad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워라. 그리고 창업하라." 이렇게 전하고 싶습니다.

▶이도준 교수는...

디지털 데이터의 유선/무선으로 송수신 시 발생하는 에러 교정 이론을 전공했다. 90년대 디지털 위성 송수신기용 SOC, DAVIC에서 송수신 분야 spec 결정, 삼성 전자 HDTV 수신기 개발, 시스템 반도체 마케팅팀장, LED 사업부 전략 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다. Lean Launchpad Educator 교육을 수료했고 2015년부터 성균관 대학교 글로벌 창업 대학에서 겸임 교수로서 Lean Launchpad Class를 강의 중이다. 2018년 11월에 KAIST 경영대학에 창업 전일제 초빙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창업지원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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