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의지, ‘코로나-사막-AX' 전 개최

전주 서학동사진관에서 12월 16일까지

2020-11-30     이광희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황폐해지는 삶을 위로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발현한 뜻깊은 현대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주 서학동사진관은 11월 25일부터 12월 16일까지 코로나가 몰고 온 작금의 상황을 사막으로 규정하고 우리가 직면한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아 ‘코로나-사막-AX'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6월 창립전을 가진 AX 그룹이 연말을 맞으며 가지는 두 번째 전시회다. AX 그룹은 전통성을 간직한 도시 전주를 기반으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는 한봉림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우리네 삶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하고 있다. 

한봉림은 ‘영원한 운동’이라는 입체 조형물과 벽에 거는 마스크를 출품했다. 그 입체 조형물은 구부러진 천의 형태를 현대 도예와 연계시킨 작업으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마스크는 흙덩이를 내던져 일그러진 것에 눈 코 입을 표시해 만든 즉흥적 도조이기도 하다.  

한봉림

김지연은 독자적인 도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해 왔으며, 그간에 ‘남광주역’, ‘빈방에 서다’, ‘자영업자’ 등으로 사진가로서 사회적 관심을 표현해왔다. 이번 출품작은 2000년도에 찍은 ‘전주천’이다. 20여 년의 간격과 회고를 느낄 수 있다.

이재승은 ‘명상’을 주제로 동심원적 구조의 추상 공간을 표현해왔다. 먹과 한지가 정교하게 작용하는 공간 안에서 점층적으로 깊어지는 평면 위에서 정신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김춘선은 구겨진 종이와 낙서 등을 붙이고 그 위에 붓질과 드로잉을 가한다. 뿐만 아니라 사용한 논산-전주 간 승차권도 붙어 있고 톰 앤 톰스 커피 마크도 붙어 있다. 그는 스스로의 작업을 ‘가비지(쓰레기) 페인팅’이라고 부른다.

조헌은 사람의 얼굴과 개의 얼굴을 같은 존재감으로 그리기도 해 흥미를 끌었는데, 이번 작품 ‘자각의 시간’은 활달한 필치로 두상의 윤곽을 암시하고 그 위에 흰색의 붓질의 흔적을 몇 개 내려치듯 남겨 놓았다. 막막하고 성난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김성민은 예의 활달한 필치로 금산사 미륵전을 그린 유화를 출품한다. 그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갯벌 그림을 그려 주목 받았다. 얼마 전 그의 화실에서는 작업 중인 1000호 사이즈의 갯벌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우연히 곁눈으로 바라본 듯한 시선으로 미륵전을 다룬 그의 유화는 여전히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감을 담고 있다.

장석원의 ‘I LOVE YOU!'는 ‘I LOVE YOU, I HATE YOU!' 시리이즈의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며 노란색 바탕에 모자를 쓴 남자의 얼굴이 나타나며, 사랑과 미움의 감정적 드라마를 자제하면서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를 드러낸다.

장석원 작가는 "에술에는 정해진 질문과 정해진 답이 없다. 우리는 삶의 길과 예술이 일치한다고 믿으며 예술이 사회적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X의 활동이 깨어 있어서 사회를 밝게, 의미있게 변화시기를 원한다. 코로나-사막의 황막한 환경을 인간적인 상황으로 변모시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